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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니어 오토마타 리뷰


※ 스포일러 없습니다.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60시간쯤.

플레이타임은 호라이즌 제로 던 보다 짧은데 더 오래 붙잡고있었던 느낌은 어째서인가


- 7년만에 한글화를 거쳐 돌아온 니어 시리즈의 후속작

전작인 '니어 레플리칸트'(이하 레플리칸트)는 B급 게임 개발전문인 캐비어에서 제작을 했다. 국내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인지도도 거의 없다시피함. 게임자체는 정식발매를 하긴했다. 당시에는 한글화 암흑기+심각할정도로 횡해보이는 배경과 없어보이는 그래픽, 구린 게임성 때문에 오히려 욕을 먹었던 퀄리티였음. 그러다 일부 유저들의 연재개시물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그나마 뒤늦게 조금 알려진 케이스.

니어 시리즈는 자체적 IP이긴 한데 이게 유례를 얘기하면 너무 길어지는관계로 초간단 요약하면 2003년 캐비어가 발매한 드래그 온 드라군1편(이하 드온드)의 E엔딩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그럼 니어라는 이름이 아니고 드온드의 후속작이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지만 드온드2는 1편의 A엔딩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라 별도로 분류하는듯. 애초에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계관이 다름.

레플리칸트도 캐비어 게임이라서 B급이라는 평을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캐비어의 시나리오 작가인 요코오 타로의 우울하고 암울한 스토리와 케이이치 오카베가 이끄는 모나카의 심금을 울리는 음악으로 단점을 거의 무마한 케이스. 그만큼 단점이 많다는 얘기. 액션게임인데 게임 자체가 재미가 없으니 유저를 이끌 수 있는건 스토리와 음악뿐이라.

그리고 캐비어가 드온드3을 끝으로 파산하고 디렉터는 요코타로가 맡아 액션게임 명가인 플래티넘 게임즈에게 외주를 맡겨 제작한 게임이 바로 니어 오토마타(이하 오토마타)이다. 게다가 오픈월드 게임이야.

결과적으로 다이렉터 요코오 타로 + 액션 플래티넘게임즈 + 음악 모나카 = S급 게임이 탄생되었다.



- B급에서 S급으로 탈바꿈한 (탄막)액션게임

플래티넘 게임즈가 게임을 맡아 제작하게 되었다보니 게임성은 재미가 있을수 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유저는 약공격과 강공격의 해당하는 버튼에 소형검/대형검/창/권갑 4가지중 한개씩 장비하여 게임을 하게된다. 근데 이게 약공격과 강공격 슬롯에 어떤무기를 넣느냐에 따라 공격모션이 몽땅다르며 □버튼을 연타하느냐, 꾹 누르냐, 약공격중에 강공격을 누란다거나에 따라 모션이 또 다르다. 여기에 대시중에, 점프중에 또 다 달라.. 그리고 공격도중에 무기슬롯 교체가 또 가능하다(...). 근접공격 액션에 대한 바리에이션이 매우 다양해서 무궁무진함. 참고로 조작캐릭터에 따라서 또 모션이 다름 ㅎㅎㅎ...일부 조작들은 탈인간급 컨트롤을 해야만 할 수 있는거 같다만 난 도저히 흉내를 못내겠다..

그리고 전작의 하얀서에 해당하는 원거리 공격기능을 포드가 수행하기 때문에 포드자체의 액션도 다양함. 포드의 종류에 따라 기본샷이 건/미사일/레이저로 나늬어지고 포드 프로그램에  따라서 쿨타임이 존재하는 강한 일격/방어가 가능. 

회피의 판정도 매우 너그러워서(판정이 이스 시리즈의 플래시 가드/무브같은거보다 몇배는 자애롭다) 초심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의 액션은 플래티넘 게임즈의 향수가 짙게 뭍어있기 때문에 간단한 조작으로 화려한 연출이 가능해서 헤비부터 라이트유저까지 다양하게 끌여들일 수 있어서 점수를 높게 쳐줄 요소임.

그리고 호불호가 좀 갈릴지 모르겠다만 레플리칸트때의 3D탄막을 고스란히 옮겨왔기때문에(이 부분은 요코오 타로가 매우 고집하는거같음) 의도치않게 한번씩 일부 전투가 3D탄막 슈팅이 될때도 있고 진짜 종스크롤 비행슈팅게임 파트도 집어넣어버려서 뭔가 탄막슈팅에 대한 집착을 볼 수 있다. 어째서인가요.

게임 시스템상으로 주인공이 안드로이드라서 능력치나 캐릭터의 부가 성능에 관한 칩세팅이 가능한데 칩 합성이라던가 최저코스트라던가 의외로 파밍요소들이 꽤 있음. 단지 내가 원하는게 안나오는게 문제지. 



- 여전히 괴랄한 스토리

요코오 타로의 딥다크한 사디스트 스토리를 한글로 즐길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일듯. 그럼 유저는 마조히스트인가요? 그럴지도..

이번작은 전작의 D엔딩에서 이어지는 내용인데 시간대가 너무나도 멀리 흘러가버린 상황이라 굳이 전작 내용 하나도 몰라도 오토마타의 스토리를 이해하는것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그리고 아카이브에서 드온드1의 E엔딩에서부터 레플리칸트까지 무슨일이 있었는가 대략적으로 짤막하게 내용물이 튀어나오긴하는데.. 아무래도 레플리칸트 내용 모르면 아카이브의 내용이 이해가 안될 수 밖에없다. 읽어도 어 그렇구나 정도라서 이게 뭘 의미하고 시사하는지는 배경지식이 필요함. 그리고 레플리칸트때의 중요 역할이었던 에밀, 데볼, 포폴이 등장한다. 이걸로 말 다했지뭐.

그리고 서브퀘스트들도 모두 스토리가 있는데 하나같이 기분이 더럽고 찝찝한 내용들뿐이다. 애초에 이 게임의 트레이드마크가 이런 암울한 요소라서 강한 아이덴티티를 갖고있다고 볼 수 있다(??). 한번씩 연출로 오금이 저리는 구간이 있긴 했다.. 음악도 그렇고.

게임 진행방식도 특이한게,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토마타도 기본적으로 다회차 플레이를 요구한다. 애초에 첫번째 엔딩을 보면 계속 로드해서 게임 해주세요ㅎㅎ 라고 안내메세지가 뜨기때문에 로드를 하게되면 같은 상황일지라도 스토리상 다른 체험을 할 수가 있다. 레벨과 장비 등 모든게 그대로고 적들의 레벨이 그에 맞춰져 올라간 상황으로.

(사족인데 레플리칸트에서 다음회차로 넘어가도 여전히 조작캐릭터는 니어라서 카이네나 에밀은 조종을 일체 하질 못하는 요소가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작은 2B, 9S, A2 모두 조작이 가능하니 이점은 좋은거같음)

게임 스토리에 관해서는 일체 거론을 안하겠지만 인간이 부재중인 지구에서 인간처럼 행동하는 안드로이드와 기계생명체 두 집단의 이야기를 과연 유저는 우째 받아들일 것인가.. 뭔가 좀 돌려서 시사하는 바와 생각해볼만한 요소들이 꽤 많음. 요즘 라이트 노벨마냥 캐릭터에만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가 아닌, 정말로 '스토리'에만 초점이 맞춰진 시나리오라서(덕분에 캐릭터 취급이^오^) 필자는 꽤 반가웠음.

배드엔딩으로 유명한게 요코오 타로의 스토리인데 인터뷰때 '이번 오토마타는 울트라 해피한 내용입니다ㅎㅎ'라고 했기에 어디서 약을 파는가 싶다만 마지막 엔딩을 보면.. 음..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게 조금씩 서로 다를듯. 필자는 개인적인 생각으론 뭐 해피엔딩 같긴하다...같긴..하지.... ㅎㅎㅎ... 후 그래도 마지막장면은 정말 뭉클했다.

바로 전 호라이즌 제로 던의 리뷰에서도 스토리몰입에 대한 내용을 적었었지만 오토마타도 충격과 공포로 인한 스토리 몰입력이 어마무시해서 게임 중단할 타이밍을 못잡을 정도였음.



- 특이한 연출

정말로 요즘게임에 맞지않게 희안한 연출들이 많다.

엔딩의 연출도 그렇지만 이 게임이 3인칭 액션+3인칭 탄막슈팅+종스크를 슈팅+횡스크롤 액션 등 온갖 희안한 요소들을 다 집어넣어서 만들었기에 필자는 한번씩은 게임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곤 했다. 다른말로 하자면 다른게임에서는 채용하지 않는 방식이라 신선함을 느낄 수 있긴 하다. 이게 신선함일지 괴랄함일지는 유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리고 2회차부터 9s조작으로 해킹이 가능한데 해킹을 직접해보면 이게 도대체 뭐야.. 싶을 것이다. 특정 스토리 구간에서는 이걸 또 연출로 사용하니 신선한 나머지 충격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해킹구간에 대해서는 따로 음악을 만들었으니(정식으로 발매한 사운드 앨범에 해킹트랙도있다;) 참 희안한 부분까지 공을 들여놨다고해야하나.. 어쨋건 기존 게임들에서는 겪기 힘든 플레이방식을 경험할 수 있다. 

결과만 놓고보면 필자는 긍정적이긴하다. 뭔가 양념이 좀 부족한 느낌이긴하지만. 껍데기가 달콤한 수박겉만 핥는 느낌...?

그리고 엔딩도 A부터 Z까지 해당하는 26개인데 스토리 엔딩을 제외하면 일종에 게임오버에 해당하는걸 엔딩에다가 집어넣어놔버려서 나중에 따로 이 부분만 모아서 보면 아마 여러가지의미로 기가찰것이다(...)



- 모나카의 초차원 음악

앞서 레플리칸트에서 음악으로도 꽤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번작도 모나카가 음악을 맡아서 극상의 퀄리티 음악을 들려준다.

그런데 이번작은 음악으로 유저들의 반응이 엇갈리는게, 대체적으로 전작 레플리칸트만큼의 임팩트가 없다는 점.

이건 필자도 동의하는 바. 어쨋건 음악 퀄리티는 어마무시한데 레플리칸트의 그때 그 느낌이 없다고해야하나..뭐 애초에 스토리상 감성적으로 긁는 부분(?)이 달라서 당연히 레플리칸트때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만 전작의 음악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그래도 어쨋건 오토마타의 음악도 정말로 훌륭함. 

참고로 바로 앞서 나왔던 드온드3의 음악하고는 비교자체가 곤란한게 테마가 완전히 달라서(드온드3은 광기-狂氣-임) 이 부분은 논외로.

전작의 몇곡들도 편곡이 되어 사용이 되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감상포인트.



요약하면 스토리, 게임성, 음악 뭐 하나 꿀리는게 없는 완벽한 게임같겠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불만사항이 딱 한가지 있음.



- 설계가 부실한듯한 배틀 디자인

이 게임은 레벨이 깡패다.

레벨이 조금만 올라가면 따로 칩세팅을 크게 하지않아도 뭐든 써걱써걱 썰어댄다. 여기까진 좋다. 본인이 레벨을 안올리면 되니까. 근데 정말 대책없는듯한 보스전들이 존재하는데 피하거나 회피로 어떻게든 돌파하는게 아닌,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란거지? 싶은 구간들이 꽤 있음. 특히 소거불가능한 탄막을 미친듯하게 뿌려대거나 레이져를 사방팔방에서 막 뿌려대는 보스전들은 물약빨로 버틸 수 밖에 없음. 기본적으로 탄이나 레이저를 뿜어대는 원거리 공격은 저스트회피가 안되기 때문에 탄막슈팅을 x,y,z축의 3차원으로 보고 하는 느낌임. '좀 어려운 보스전을 만들자. 그러니까 일단은 뭐든 다 집어넣고 보는거야' 요런느낌이라.. 그나마 엔딩A,B 최종보스전은 나름 설계가 잘 되어있는 3D탄막보스전이다만 그 이후로는 뭔가 엉망진창이란게 개인적인 평. 대표적으로 A2로 조작하면서 최초 조우하는 보스전과 레벨99짜리 보스랑 다이다이뜨는거. 화면전체에 방방뛰어다니는 탄막이 생기는데 피하는 곳이 있긴있나 싶었다. 정말로 '어렵다' 이 느낌밖에 받지 못하겠는 느낌임. 결국 못잡으면 어떻게한다? 레벨링해서 패잡는다. 내가 얻어맞기전에 먼저 패잡는 전술밖에 답이없음. 그리고 이벤트성 보스전이 꽤 많아서 보스와의 전투보다 대사읽기가 더 바쁨; 보스전이라기보다는 이벤트를 보스전이라고 탈바꿈해서 넣은느낌. 

적의 공격에 맞춰 딱 맞게 피하고 치고 빠지고 이런것도아니라 액션성 크게 두는 유저라면 어찌보면 오토마타 전투는 노잼이라고 할 수도있겠다. 화려하기만 엄청 화려한데 크게 파고들만한 배틀디자인이 아닌건 확실함. 오히려 이런부분은 팔콤의 이스 시리즈보다 못하다는 느낌임. 뭐.. 긍정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런 부실한 배틀 디자인덕분에 라이트유저까지 한번에 끌여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긴하다.


그리고 노말모드와 하드모드 갭의 차이가 매우 큼. 하드모드에서 대미지가 더 쎄게 들어오는건 둘째치고 포드의 락온이 안되기때문에 이동하면서 근접공격으로 적을 패잡으며 동시에 날아다니는 적을 포드로 본인이 시점을 옮겨가며 직접 때려줘야함. 헬이다 헬. 난이도는 게임중에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고 트로피도 없기때문에 본인 만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 근데 노말은 너무 쉬운거같고 하드는 너무 어려운거같고 뭔가 중간이 없는느낌임. 난이도에 맞게 뭔가가 추가된거나 하는것도아니고 걍 단순하게 한두대맞음 걍 죽음;

그래도 누군가는 이 난이도에 만족하면서 플레이하고있지않을까. 게다가 이지모드의 경우는 자동회피와 자동공격칩이 존재해서 난 이동만해주면 알아서 기계생명체들 뚜들겨패고있는 2B를 볼 수 있다. 뭐 시간이 없거나 조작은 매우 서툴다만 게임내용은 보고싶은 유저를 위한 배려라고 봐야겠지.(참고로 트로피도 게임머니로 구입가능함ㅋㅋ..)



이정도가 개인적인 불만. 뭔가 엄청 다체롭고 화려한 액션을 두고 좀 더 세세한 배틀 디자인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음.

덤으로 픐4의 60프레임의 오픈월드로 게임이 제작되었다해도 여기저기서 자금난으로 인해 허덕이는듯한 모습들이 보이는건 부정할 수가 없는듯. 후반부 보스전은 거의 재탕오브재탕이라고 봐야... 새로운게 없어. 근데 이걸 스토리로 다 씹어먹음.




그래도 여전히 갇겜입니다.

후속작이 나올까요? 라는 의문이 생기겠다만 캐비어때 구린게임성에 잘 팔리지 않는 매니아류의 게임을 꾸준히 낸걸 생각하면 나오지않을까. 물론 그걸 만들었는 캐비어는 폭ㅋ파ㅋ해버렸지만.

초 마이너 게임이었던 요코오 타로의 게임이 이번 오토마타를 계기로 제대로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안나올래야 안나올수가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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