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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나유타의 궤적 감상문

 

이 게임은 2012년 psp로 발매한 게임이다.

그렇다.

이제와서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호러블한 모델링과 텍스쳐, 모션이라는 것이다.(근데 12년 당시에도 좀 많이 안좋긴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게임 스토리가 궁금해서 구입하게되었다.

그래픽은 쯔바이2와 구루민을 섞어놓은듯한 와중에 제목에는 어째서인지 궤적이란 단어가 붙어있고 인게임내에서 궤적 여기저기서 따온 설정들(화폐단위라던가 길이단위라던가 밋시라던가 버프디버프 아이콘이라던가)이 난무해서 도대체 뭐하는 게임이가 싶어 이제서야 한글판이 발매되어 맛을 보게되었다.

기대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게임은 '쯔바이3'이었다.

 

 

- 팔콤의 외전격 신규IP

사실 이걸 신규IP라고 부르기도 애매한게, 이미 쯔바이 시리즈는 2에서 끝이났고 그뒤론 그 시스템을 이어받은 게임이 나유타의 궤적(이하 나궤), 도쿄 재너두까지 나오게되었다.

묘하게 닮으면서도 닮지않은 스킨만 다른, 알맹이는 유사한 기묘한 시리즈다.

그렇다고 쯔바이 시리즈의 정신적인 후속작? 이라고한다면 뭔가 살짝 거리감이 있고

그냥 궤적시리즈에 묶여있다기보단 팔콤이 만든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게 좋을꺼같다. 별개의 게임.

근데 어쨋건 시스템적으론 쯔바이랑 유사한게 많다.

음식을 먹으면 레벨업이란 설정이라던가 유적, 섬, 고대문명... 생각해보니 이런건 jrpg에서 심심하면 나오는 클리셰설정들이니 평범한건가.

 

 

- 4개절이 존재하는 로스트헤븐의 탐색

유저는 나유타와 노이가 되어 로스트헤븐이라는 세계에 들어가서 세계의 비밀을 파해치는게 주된 스토리다.

스토리가 이렇다보니 당연히 탐험/모험이 주류인데 당시 psp기기의 한계때문인지 월드가 그렇게 크진 않은편이다.

실제로 1회차 까지 물고뜯고할꺼 다 하면서 엔딩봐도 30시간내로 클리어가 될 정도니까.

로스트헤븐은 계절이 테마인 세계인데 4개의 대륙이 있는데 이 대륙들의 계절을 바꾸는게 가능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바뀌면서 길이 바뀐다던가 등장몹이 바뀐다던가, 배경이 바뀐다던가 등 최소한의 효과로 여러가지 변화를 줘서 나름 머리를 굴려서 만든듯하다.

 

 

- 스테이지 클리어식의 진행방식

4개의 대륙마다 각 계절별로 스테이지가 4개 정도씩있는데 각 스테이지별로 여기저기 숨겨있는 수정3개 파괴, 보물상자 발견, 외의 조건 이 3가지를 모두 달성할 경우 3개의 스템프를 받게되고 스템프 6개마다 스승인 오르바스에게 뭔가를 배우게 되어있다.

결과적으로 스템프를 전부 받는게 목표라면 받으려면 조건달성을 위해 해당스테이지를 여러번 뺑이돌아야한다.

게임 중반부까진 스템프 제대로 받고싶어도 크래프트 스킬이 없어서 진행을 못하는 구간이 있기때문에 노이가 기어 드리프트였나 뭐였더라 여튼 톱니바퀴로 굴러가는 기술을 배우고 나면 이제 모든 스테이지가 올클리어가 가능해진다.

막상 게임할때는 뭔가 스테이지 하나하나가 좀 긴거같은 느낌인데 실질적으로 시간이 정말 얼마 안걸리는 수준이다.

단지 문제가있다면 맵이란 개념이 존재하지않아서 거기서 거기인듯한 배경을 보며 여러갈래로 분기되는 길을 왔다갔다하며 내가 어디서 무엇을 놓쳤는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초반엔 던전에서 지도없는거때문에 진짜 게임이 화딱지났었는데 이것도 적응하니 그냥 그러려니하면서 게임하게되더라.

로스트헤븐의 4개의 대륙에만 던전이 있는게 아니라 외에도 다른 월드가 몇개 존재하기때문에 스테이지 숫자는 생각보다 꽤 많은편이다. 위에선 월드가 생각보다 별로 크지않다곤 했는데 어쨋건 스테이지 숫자 자체는 그럭저럭 있는편.

 

 

- 심플한 액션

평타 콤보로 적을 때리고, 적의 공격은 회피와 방어 둘 다 가능하다. 

피격의 회피권을 두개씩이나 준 셈. 따지고보면 이스 시리즈랑 뭔가 유사하긴한데 기묘한 판정으로 인해 좀 다르다고봐야할듯. 액션자체는 초심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단순하면서 적당히 재미있게 만들어놨다.

그리고 던전클리어 스템프 6개마다 스승인 오르버스에게 스킬이라던가 부가패시브들을 받게되는데 솔직히 그렇게 우왓 굉장해여엇 이런 소리가 나올껀 생각보다 별로 없고 액션이 조금씩 확장되는 느낌이다.

여기서 배우는 스킬이라는건 회피중 공격이라던가 점프해서 바닥찍기라던가 그럭저럭 쓰이는걸 배우는데 후반부 츠바메가에시(이하 제비떨구기)를 배우면서 이것만 출창 쓰게된다.

쓰는도중에 가드판정이 계속 뜨기때문이다. 근데 어째서인지 특정보스전에선 사용이 안된다ㅋㅋ;

물리공격담당인 나유타와는 달리 노이는 아츠(이하 마법)를 사용하는데 해당아츠를 사용하면할수록 최대 레벨 5까지 오르면서 위력과 스톡수가 늘어난다. 참고로 mp개념이 없어서 아츠는 정해진 스톡수만큼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 스톡횟수는 가만히 냅두면 오르거나 혹은 나유타가 몹들을 두들겨패면 오른다. 

아츠의 판정이 화면전체라던지 위력이 무식하게 강한건 스톡수가 1에서 늘어나지않으며 회복시간도 매우 늦은편이다.

그리고 보스에겐 그닥 유의미하게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게 특징인듯. 잘 사용하면 필드전이 편해지는 정도?

 

 

- 트로피가 목적이라면 2회차가 필수

애초에 1회차에서 올클리어가 불가능하게 만들어져있다.

난이도 트로피는 둘째치고 스테이지 개방이라던가 해결사 의뢰가 2회차때 풀리는것들이 꽤 많은편이다.

작정하고 제대로 즐기려면 2회차를 하란소리다.

 

 

- 세계관은 10점만점에 9점

구린 그래픽과 엉성한 모션에 B급 감성의 액션 빼면 도대체 이게임에 뭐가 남는가 싶은데 필자는 개인적으론 세계관이 좀 많이 독창적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알겠지만 지상의 대지는 상당수가 이미 바다에 잠겨있는 상황이며 나유타가 사는 섬인 '남겨진 섬'에는 주기적으로 유적이 하늘에서 떨어져 쌓여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세계에는 '끝'이란게 존재하며 그 끝에 다가갈 경우 '나락병'이라는 병에 걸리게 된다.

뭔가 궁금증을 엄청 유발시키는 세계관인데 이 떡밥들이 모두 게임내에서 다 풀리기때문에 의문에 대한 대답만큼은 매우 만족스러웠던거같다.

뭔가 이렇게 한편으로만 끝내기에는 세계관이 좀 아까운 느낌인데 팔콤이 이걸로 끝라고 했으니 뭐 어쩔수없지

게임 후반부에 나유타가 사는 세계가 왜 이지경이 되었고 지금은 어떤상황인가라는게 나왔을때 좀 충격이었다.

 

 

- 그래서 이 게임도 궤적시리즈인가요?

이건 콘도사장 마음이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지금 시점에선 '아니요' 라고 대답할수있겠네.

아무래도 이런 오해가 나온게 궤적에서 따온 설정들이 좀 많아서 그런걸로 추정된다.

기본적으로 아이콘같은것들도 궤적시리즈에서 쓰이던것들을 가져와서 그런거같고

세계의 끝이란 개념은 섬궤4에서 나왔었는데 이 게임이 말하는 그 끝이란건 다른 개념이고

제무리아대륙의 대붕괴랑 비슷한설정인 대홍수라는게 이 게임에서도 등장하는데 이건 진짜로 홍수가 일어난 개념이고

그리고 우로보로스 맹주님이 쿠레하랑 뭔가 비슷하게 생겨서 이런말이 나온거같기도하고

사실 짜집기만 한다면 안될껀없다.

근데 막상 이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궤적시리즈의 그 느낌이랑은 너무 다르다.

그냥 이 게임을 할꺼면 궤적시리즈는 접어두고 B급감성의 쯔바이 시리즈 한다고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유익할꺼같다.

 

 

게임을 하게되면 단점들이 더욱 잘 부각되어서 굳이 이런저런 요소들은 따로 적질않았다.

근데 한가지 짚고 넣어가야할게 있다.

 

 

- 미쳐버린 번역

와... 진짜 이렇게 번역해서 게임 내놓은건 처음봤다.

좀 많이, 진짜로, 심각한 수준의 번역이다.

분명 한글로 출력되고있는데 뭐라고하는질 모르겠다.

파파고 번역기 돌려도 이렇게는 안나올꺼같다. 네있고팥고물팥고물진한개 이런느낌임.

오타야 애교로 봐주겠는데 음성이랑 따로노는 번역, 의미와는 반대로 한 번역 등등 진짜 기절초풍할만한 번역들이 흘러넘치다못해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수준이다.

누나, 언니 시도때도없이 바뀌는 호칭에 존댓말, 반말 듀얼페르소나라도 되는건가 인격이 오락가락하는 등등 아마추어만도 못한 질떨어지는 번역들이 많다.

몇년전에 브레이블리세컨드 번역도 좀 괴상하다고 필자가 적은적이 있는데 이건 괴상한걸 넘어섰다. 

그냥 오역덩어리다.

최근에 1.03패치인가 해서 오탈자 수정했다고하는데 여전히 기괴한 번역들이 좀 있는편이다.

별로 안팔릴꺼라 생각하고 인건비 아끼려 QA도 안하고 그냥 내놓은거같은느낌인데... 사실 별로 안팔릴꺼같긴했다.

2021년에 이런 끔찍한 비쥬얼의 게임을 누가 하고싶어할까. 게다가 네임밸류의 게임도 아니고 팔콤이 힘빼고만든게 눈에 띄는 이런 게임을...

 

 

 

팔콤게임 매니아 아니라면 이 게임을 찾을 유저가 있을까 의문이 좀 들긴한다.

엄청 재미있는것도 아니고 궤적시리즈 정사시리즈도 아니니까.

근데 필자는 뭔가 옛날옛적 '모험'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다시끔 생각나게 해주는 향수같은 느낌의 게임이었던거같다.

그리고 도쿄재너두를 시작으로 팔콤클리셰(굳이 말하자면 팔콤식 중2병 클리셰) 떡칠하기 전의 게임이라 섬궤 찌린내가 나질 않아서 괜찮았던거같기도하고.

그냥저냥 재미있는 팔콤게임 찾는 분들에게 추천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