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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시작의 궤적 감상문

※ 스포일러 有, 엔딩안보신분들은 뒤로가기ㄱㄱㄱ

 

엔딩본지는 좀 됐는데 업무가 바빠서 글 쓸 시간이 별로 없었답니다.

하늘의 궤적부터 시작해서 시작의 궤적까지오는데 대략 현실시간으로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난 가가브 3부작 끝나고 이 게임 시리즈 처음 접했을때가 10대였는데 지금은 30대가 되었다.

개발진과 유저가 함께 늙어가는 게임에 등극했다고해도 틀린말이 없는 게임이 궤적시리즈가 되어버렸네.

개인적으론 섬궤4에서 나름 궤적시리즈의 스토리가 60%완결이 되었다곤해도 에필로그에서 떡밥줄줄흘리며 끝을 내버려서 분명 뭔가 나올꺼같긴했는데 생각보다 좀 더 빨리 후속작이 나오게 되었다.

다 끝난마당에 무엇을 또 보여줄거인가에 대해 생각을해봤는데 엘리시온이란 존재가 튀어나와버리고 섬궤 시리즈 내도록 욕을 먹었던 타케이리가 이러니 저러니해도 어쨋건 이야기꾼으로는 능력이 진짜 있는거같다는 생각이들었다.

누차 말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스포일러들이 엄청 많이 들어가있기때문에 엔딩안보신분들은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섬의 궤적 4 이후의 이야기

이번작은 당연히 섬궤4에서 스토리가 계속 이어지는 게임이며 하궤3rd의 데바뷰로 게임이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입방석내에서만 사건이 발생했던 하궤3rd와 달리 시궤는 제무리아의 현실세계와 아티팩트인 검은 환몽경(진 몽환회랑)에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 방식이라 어쨋건 궤적시리즈라는 세계관에 계속 스토리가 확장이 되는 셈.

솔직히 4편의 에필로그에서 궁금하지? 그치?ㅋㅋ 계속궁금해하셈ㅋㅋ 식으로 에필로그를 마무리해버려서 '아니 이샛키들이 또 뒤1질라고' 이생각이 젤 크게 들었는데 그 궁금증을 박박긁어주다못해 피가 흐를 정도로 4편에서 궁금증으로 남겨놓은 부분들을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일부 몇가지는 빼고.

궤적시리즈하면서 처음으로 단 한편으로 스토리의 시작과 끝이 있는건 아마 시작의 궤적이 최초가 아닐까 생각이든다.

이번작은 총 루트가 3개로 분류가 되며 제국, 크로스벨,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C루트 이 3무리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 시간대로 이어지기때문에 매우 복합적으로 스토리가 흘러가게된다.

솔직히 뚜껑을 열기전까진 뭐가 튀어나올지 생각지도 못했다만 뚜껑을 여니 진짜로 생각지도 못한게 튀어나온 그런 느낌의 작품이었다...

 

- 오랜만에 돌아온 스토리중심의 시나리오

아무래도 신규스토리로 끌고가게되니 자연스레 신규 캐릭터는 등장하기 마련인데,

솔직히 스토리중심에서 캐릭터중심으로 전개방식이 바뀐 섬궤시리즈에선 캐릭터들의 머릿수만 많고 개성이나 비중같은건 거의 붕괴가 되버려서 타케이리 능력밖인걸 뭘 또 머릿수를 늘이는건가 싶었다만 놀랍게도 이번 시작의 궤적은 캐릭터중심이 아니라 스토리중심으로 스토리가 굴러간다.

덕분에 어정쩡하게 비중을 주려고했던 섬궤시리즈에서 비중낮은 캐릭터는 그냥 공기가 되어버렸다. 대신 스토리중심으로 시나리오가 계속 흘러가서 뭔가 섬궤때 그 특유의 억지스러운 비중의 부자연스러움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말 그대로 중심인물들에 의해서 내용이 전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으니까.

개인적으론 벽궤 이후로 가장 만족스러운 스토리였네.

본작에선 서 제무리아 대륙에서 몇년동안 발생한 이변들로 인해 미래연산이 가능한 '엘리시온'이란게 등장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의 시작과 끝을 다룬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예지력이란 설정은 다양한 창작물에서 나왔지만 '미래를 연산한다'는 기계적인 방식으로 앞날을 내다본다는 설정은 좀 많이 신선했다. 아니면 필자가 다양한 창작물을 많이 접해보질 못해서 이렇게 느끼는거일수도있고.

 

- 재활용의 끝을 보여주는 전개방식

스토리가 제국, 크로스벨 중심으로 굴러가다보니 아무래도 지금까지 시리즈 내도록 코스트문제(?)로 구현해내지못한 영벽궤의 캐릭터들과 필드를 거의 다 구현을 해놔서 스토리 진행내도록 해당 캐릭터/npc들을 100% 활용한 한다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일듯.

뭐 궤적시리즈가 그렇듯 잊혀질법한 떡밥 다시 들고와서 어떻게든 그걸로 스토리에 비벼서 액기스를 쥐어짜내긴했는데 이번편은 진짜 생각지도 못한것들까지 가져와서 상기시킨다.

근데 이 방식이 이전작들의 스토리가 끝난 후 해당 캐릭터는 어떻게됐을까, 지금은 뭐하면서 살아갈까 싶은걸 잘 녹여가면서 풀어놨기때문에 필자는 개인적으론 타케이리에 대한 재평가가 되었기도하다.

근데 스토리에 얽혀있는 캐릭터들만 이런거라면 모르겠는데 팔콤 특유의 npc들의 이야기까지 전부 진행을 시켜놔버려서 팬서비스차원에선 정말 끝판대장급의 스토리였다.

특히 크로스벨의 경우는 영벽궤때 등장했던 일반필드를 거의 구현을 다 해놨기때문에 npc들이 누군지 알아본다면 여러가지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이야기들이 많았다.

사실 시작의 궤적 스토리가 하궤부터 섬궤까지오면서 조금씩 흘렸던 무언가를 주어담는 방식이라 이런쪽으론 진짜 빈틈이없구나 싶다.

 

- 실시간 연출

이번작은 시리즈 최초로(라기보단 이스9때 정말 손가락에 꼽을정도였던) 실시간 연출을 보여주는데 모션 어색한건 이제 말해봐야 입이 아프니 넘어가겠다만 캐릭터의 표정이나 기타등을 그나마 좀 많이 자연스럽게 고쳤다.

다른 대기업 게임회사에서 일찌감치 구현해놓은걸 픐4 황혼기때 그나마 흉내내는게 가능해진거봐선 뭐...어쨋건 투자는 하고있긴 있다는건데 인력이없는건지 뭔지 아무튼 손발이 좀 덜오그라드는 느낌의 연출들이었다. 게다가 중요이벤트에는 거의 다 실시간 연출을 넣어놔서 이스9의 수준도 아니었고.

유저들이 린 루트에서 초반에 마테우스와의 전투에서 마테우스의 크래프트 연출을 보면 와..확실히 발전하긴했구나 생각이 들지않았을까싶다.

이제 동이 트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으니 다음작은 당연히 더 발전되지않을까싶네.

 

- 3과 9, 그리고 C

이번작에 신규 플레어블 캐릭터로 C루트는 한명을 제외하면 처음보는 인물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챕터2인가 3부터 아예 가면을 벗고다니는 C는 그렇답치고 스윈과 나디아의 경우는 섬궤4에서 획득가능한 소설인 3과 9라는걸 읽어보지않았다면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을 일체 인게임내에서 해주지않기때문에 이해가 안갈것이다.

막상 게임을 끝내고나면 해당캐릭터들은 스토리에 잘 녹여냈지만 굳이 필요했을까 생각이 들긴하는데 C의 갱생(?)이라는 큰 줄기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필요하지않았을까 싶기도하다.

한가지 걸리는 점이라면 3과 9가 속해있던 '조직'이란 떡밥을 또 풀었기때문에 차기작에서 어떻게든 이걸 또 스토리에 집어넣는 식으로 진행을 시키지않을까싶네.

섬궤4에선 모든 캐릭터들이 린과 얽히는게 아니라면 캐릭터들끼리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싶었는데 이번작은 스윈과 나디아만 봐도 주체성이란게 넘치다못해 흘러넘치는 수준이라 제국파트 캐릭터들이 아니라면 보는재미가 쏠쏠하다.

웃긴게 스토리중심으로 내용전개방식이 바뀌긴했는데 섬궤 시리즈내도록 쌓아온게 있어서 제국캐릭터들만 섬궤분위기 유지하는거보면 이건 이거대로 좀ㅋㅋ; 웃펐다.

C는 시리즈 최초로 악당을 주역캐릭터에다가 넣은경우인데 섬궤 시리즈 내도록 왜 이 캐릭터가 이렇게 생각하고 피눈물없이 이런행동을 한건가에 대해 공허함이란것을 다시 재조명해주었다.

솔직히 섬궤3,4만 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낼것을 좀 더 속시원하게 오스본의 입장에서, 본인의 입장에서 설명을 해줬기때문에 개인적으론 잘했다고 본다. 여기에 유시스도 거드니까 더더욱.

 

- 50명의 캐릭터와 함께하는 유사 파밍게임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캐릭터들이 또 추가가되었기때문에 총 50명 남짓한 캐릭터들이 플레이 가능캐되었다.

어차피 섬궤4때 이 게임에 밸런스를 바라는건 이젠 의미없는 무언가가 되어버려서 이부분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어졌는데 스토리진행이 아니라면 몽환회랑에선 걍 자기 취향 캐릭터들로만 조합해서 조작하면 그만인게 되어버렸다.

게다가 악세서리나 장비, 쿼츠조합이 섬궤4때보다 더 다양해져서 어쨋건 똥캐라도 세팅만 해주면 뭐든지 가능해졌다.

세팅의 자유도가 더욱 넓어진 셈.

웃긴건 파밍이 진행되는 몽환회랑에서 폰게임의 가챠시스템을 집어넣어놔서 동료뽑기(...)라던가 SSR아이템뽑기(......)등을 체험할 수 있는데 새벽의 궤적으론 만족이 안된건지 기어코 가챠시스템 꾸겨넣은거보면 제노블레이드2가 떠오르는것이다.

어쨋건 엔딩후에도 이 진몽환회랑에서 뺑이돌면서 캐릭터스팩업시키는게 가능하기때문에 파고들기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싶다. 여기에 레벨과 난이도 조정도 가능. 덕분에 폭포와 혁명 쿼츠를 백분활용할 수 있다.

캐릭터 50명에게 고-급쿼츠 세팅을 해주는게 목표라면 몇십시간이상은 그냥 지나가는 수준이고.

이 게임이 암만 욕을먹어도 어쨋건 턴제게임 중 이렇게 시원시원한 진행방식에 조합방식이 다양한 jrpg는 드물긴하니까.

세피츠 노가다야 노엘과 마키아스를 이용한 꼼수가 있긴하지만 모아도 모아도 밑빠진독에 물을 붙는듯한 느낌인 U마테리얼은 항시 부족할것이다.

세팅방식으론 시리즈 내도록 밀어준 회피메타는 기본으로 물리대미지 뻥튀기시키는 고즈, 아츠대미지 뻥튀기시키는 판도라 조합에 크리티컬 메타, 회피할수록 대미지배율이 증가한다던가 별 희안한 마스터쿼츠들이 추가되어서 말도안되는 기타등등 조합이 가능해져 머리 굴려가면서 세팅하는 재미도 최고였다.

지금까지 제한을 걸어놨던 리미트를 풀어버린 느낌이긴한데 서 제무리아 스토리의 끝을 종결한다고 허리띠를 풀어버린듯.

 

- 쿠소게인듯한 미니게임들

이번작에서도 VM과 폼폼은 건재하며 매지컬☆알리사와 비치바캉스, 퀴즈게임인 궤적으로 퐁 까지 추가되었다.

VM이야 재미있기하긴했는데 그 외에는 개인적으론 혹같은 느낌의 게임들이었다.

특히 폼폼의 경우는 cpu ai가 미친거 아닌가 싶은 수준이라 운빨아니고선 이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확실한 방법은 CP90이상 될때까지 어떻게서든 살아남았다가 90 한꺼번에 털어버리면 거의 승리하긴했었는데 암만그래도 어쨋건 짜증났다 ㅡㅡ 섬궤4에서도 짜증났지만 이번편은 한술 더 떴다. 

신규로 매지컬알리사의 경우는 유사 슈팅게임인데 처음 밸런스패치전에는 쫄들도 안뒈지고 필살기 게이지도 안모이고 뭐 이딴게 다있나싶었더만 패치를 통해 좀 많이 쉽게 바뀌었다. 그래도 재미없는건 어쩔 수 없었다.

웃긴게 매지컬☆알리사는 도쿄재너두 설정인데 대뜸 거기 스토리 잘라서 시궤에다가 가지고와서 이어가는거보면 진심 제작진들의 의도를 알 수가 없는것이다. 현실에 따라가지 못하는건 나인건가?

비치바캉스의 경우는 VR기능까지 넣은 딱 섬궤 감성의 게임인데 이런거 만들면서 진짜 재미있을꺼라고 생각하고 만든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궤적으로 퐁이라고 하궤3rd에서 캄파넬라가 진행했던 퀴즈쇼를 베릴이 진행하는데 이번작은 공궤+영벽궤+섬궤 이 모든게 누적된체 퀴즈로 내놔서 더럽게 어려웠다. npc까지 맞추라는건 도대체 무슨 심보;

하지만 트로피를 따기위해선 해야합니다.

스토리는 매지컬☆알리사가 제일 웃기긴했다.

 

- 그래서 영겁회귀계획이 뭔가요?

몰라요.

가장 중요한거는 역시나 가르켜주지않은체 끝나는데 좀 충격적이었던건 캘버드 공화국이 결사의 계획을 뚫어보고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제무리아 대륙내에 3년인가 시간이 지나면 무슨일이 생긴다는 것.

복음계획이니 환염계획이니 하다가 영겁회귀계획이라는건 섬궤4 엔딩에서 처음 나오긴했는데 여전히 뭔지 알 수가 없다.

뭐 그렇다고해도 앞서 복음이랑 환염을 생각하면 분명 직설적으로 이걸 풀어서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도 아닐것이고.

어쨋건 우리가 시작의 궤적 끝의 끝을 보고 알 수 있는건 차기작은 캘버드 공화국에서 시작되는것이라는것과 주인공이 유격사라는것 정도. 진은 우정출현정도 하려나 싶고.

그나저나 진몽환회랑의 ex엔딩보고나면 다음작은 영웅전설9에서 만나요 라고하는거봐선 넘버링을 매기고있었던모양인듯

6은 하궤시리즈고

7은 영벽궤고

8은 섬궤시리즈로 보는건가

 

 

궤적시리즈하면서 진짜 오랜만에 스토리가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차기작은 게임엔진이나 전투시스템 전부 갈아엎어버린다고했으니 기대를 해도...좋은건가?

시리즈 누적이 15년이 되었다보니 아무래도 신규유입을 위해선 진입장벽을 리셋시킬 필요가 있긴한데 부디 섬궤같은 리셋방식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섬궤가 암만 욕을 먹었어도 어쨋건 재미는 있긴했지만 자칭 캐릭터게임이라고 내세우면서 이도저도 아닌걸 내놨으니 신규유입이나 기존유저들에게나 둘 다 만족시키질 못했으니 섬궤때 교훈을 좀 살려서 차기작을 내놔줬으면 하는게 바램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