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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어나더에덴 3년차 썰

 

※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말이 3년이지 중간에 개인적으론 반년 쉬기도했고 컨텐츠는 그때그때 하고싶은것만 해서 아직도 할건 어마무시하게 쌓인 상태. 지금은 그냥 레드키, 그린키나 녹이면서 월정액만 굴리고있다.

오늘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픈건 스토리다.

싱글가챠게임이라 스토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게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갈수록 스토리 퀄리티가 오락가락하는 느낌이었는데 2부 동방기담편에서 아주 최악의 정점을 찍게 될줄 누가 알았는가.

 

이게임은 사실상 크로노 트리거와 크로노 크로스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다.

판권으로인해 시리즈는 당연히 아니고 마치 블러드스테인드가 악마성 계보를 잇는 그런 느낌.

그렇다보니 시간여행을 하던 크로노 트리거에 차원여행을 하는 크로노 크로스까지 섞여서 시간+차원의 짬뽕물이 되었다.

개인적으론 스토리가 메인시나리오 1부까진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난해하게 만들어서 좋았는데 1.5부 막바지부턴 스토리를 꼬아놓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추상적인 개념들이 워낙 많이 나와서 이게 직접 와닿지않는 감도 없지않아있긴한데 시공과 차원이란 낯선 개념이 쏟아져서 그런게 아닐까.

시간의 어둠? 차원의 어둠? 뭔지 똑바로 설명은 안해주는데 계속 등장하는 개념들이 유독 많은거같다.

참고로 시간의 어둠은 1부에서 등장한 에덴이 떨어진 장소고 차원의 어둠은 2부에서 시간의 여신의 교회가 사라진 장소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인진 설명은 안해준다만.

거기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차원의 균열이라는게 시도때도없이 등장을 해서 이게 개연성을 다 말아먹는거같다.

반대로 말하면 이 차원의 균열이 아니고선 스토리 진행이 안된다고 봐야하나...

어찌보면 시공간 여행을 메인으로 한 게임이라 감초같은 느낌으로 차원의 균열이 자주 등장할 수 밖에 없는데 문제는 2부에선 이 차원의 균열이 너무 앞뒤없이, 시도때도없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뜬금없이 나타나서 뜬금없이 사라지고 이 뜬금없는 나비효과로 무엇이 어떻게되었다 식의 전개가 줄창 나오는데 솔직히 좀 뇌절수준이다.

서사를 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차원의 균열로 전부 스킵해버리는 느낌.

게다가 2부를 3편으로 잘라놨는데 3편 전부 너무 여기저기 엄청 들쑤시고 다닌다.

1부때는 알도와 동료들이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다면 2부는 조연들이 시켜서 여기저기 오락가락하는 전개가 매우 많은 편.

시나리오 집필자가 크로노 시리즈 담당인 카토 마사토동일인점이라는걸 생각하면 크로노 크로스때의 버릇을 못버린듯하다.

크로노 크로스도 별의 꿈이니 별의 의지니 뭐니 어려운 개념들이 줄창등장하는데다 후반부에선 갑자기 공룡들이 멸종하지 않은 세계가 주인공의 세계에 불쑥 등장하는 등 급발진에 뜬금없는 전개가 많았는데 이걸 어나더에덴 2부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느낌이었다. 웃긴건 정작 공룡은 등장안했다.

메인스토리는 급발진과 개연성 출타로 엉망진창인데 반대로 외경인 검의 노래, 실락의 날개의 경우 이 파트만 따로 잘라내서 싱글게임으로 만들어도 될 수준의 퀄리티였다. 물론 시나리오 담당자는 카토 마사토가 아닌 사쿠라다 타케루.

외전 스토리들도 현재까진 꽤 많이 나온 상황인데 전부 다 좋은 수준이라곤 말 못하겠다만 그래도 암만 구려도 평타는 쳤던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동네방네 여기저기 쏘아다니며 굴러다니다 끝난 2부의 결론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황당한 마도카의 한마디로 뭐???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

... 그냥 스토리 쓰기 싫었던게 아닐까?

이건 좀 아니지않나요 카토 할배.... 이게 도대체 뭡니까

이 게임 특성상 다음 메인스토리 업데이트는 또 몇개월이 걸릴지 모르겠다만 차라리 사쿠라다 타케루를 메인집필에 앉혀놓는게 낫지않을까......

요즘은 미래외경이랑 용궁외전2편으로 업데이트 때우는중인데다 WFS가 다작중이라 뭐가 어떡게 될지 모르겠다.

스토리 강점이라면 강점이라고 불릴만한 수준의 내용으로 내놔줬음 좋겠다.

나는 어지간한 똥겜도 재미있게 하는 편인데 스토리가 등1신같은거에 대해선 분노임계점이 매우 낮기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어...

와중에 크로노 크로스 콜라보도 시작했는데 23년전 비틀다 못해 뒤엉킨 마이너한 스토리의 게임을 지금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세르주, 키드, 츠쿠요미 성대없던 애들 성대 생긴건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