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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피크민 1+2 감상문

 

닌텐도 ip중 아예 건드려본적도 없는 게임인데다 올해 4가 발매됐다고해서 호기심에 1+2를 구입해서 하게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입장에선 아주 맵디매운 게임이었다...

 

 

- 임천당의 RTS

미리 말해두지만 필자는 리얼 타임 스트래티지 게임을 잘 못한다.

콘솔로 하는 RTS라니 스타크래프트의 나라인 한국에서 조이스틱으로 도대체 이런걸 어떡게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냐만 생각보다 액션이 단순해서 조이스틱으로 할 수 있는건 다 되더라.

단지 이 게임이 20년전 게임이라 2023년 기준으로 불편하다면 불편하다고 할 수 있긴하네.

유저는 올리마가 되어 이유없이 시키는대로 일을 해주는 피크민들을 잔뜩 뽑아내어 원시생물을 뚜들겨패면서 필요한 물건을 주워 회수하는게 1,2의 주된 내용이다.

그렇다.

이 게임은 하청이 주 된 액션이다.

게임 내적으로 복잡한게 거의 없기때문에 1과 2를 구분해서 글을 작성하고자한다.

 

 

- 올리마의 행성 탈출기 : 1편

이게 왜 60프레임도 안나오냐

1편의 이야기는 캡틴 올리마라는 캐릭터가 우주비행 중 운석한대맞고 불시착한 행성에서 30등분 된 돌핀호의 부품들을 모아 행성을 탈출하는 내용이다. 호코타테인들에게는 산소가 독극물질이라고 한다.

첫 작품답게 이런저런면에서 뭔가 나사빠진 느낌이 묘하게 난다만 어쨋건 시작부터 기본적인 틀은 완전히 잡힌 상태로 게임이 나왔다.

대신 1편의 경우 시리즈 중 유일하게 시간제한이 고정되어있어서 게임 진행하는 내도록 시간에 쫓기면서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총 30일 내로 부품 30개를 다 모아야하는데 이게 단순히 찾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그 사이에 길이 막혀있다던가 미리 지름길을 뚫어놔야한다던가 해야할 일이 많다.

덕분에 게임강제종료 → 불러오기를 정말 시도때도없이 하게 만드는데, 정해진 하루동안 뭐부터 회수를 할것이며 그러기위해선 어떡게 길을 개척해놔야할지, 유저에게는 준비물인 필요한 피크민들을 얼만큼 생산해놔야할지 생각할일이 많다.

막상 도착했는데 파랑피크민이 없어

피크민은 총 3종류고 각기 쓰이는 용도가 있기때문에 피크민들이 부품을 회수해서 이동하는 구간 중간에 물이 있다던가, 벽이 막고있다던가(이러면 폭탄바위부터 찾아야한다) 다리가 끊겨있다던가 등등의 경우도 많아서 길을 잘 터놔야한다. 

A를 하기위해선 B가 필요하지만 B의 사전단계로 C가 필요하며... 대충 이런 느낌이다.

근데 이게 막무가내 준비가 되는것도 아니다.

폭탄바위로 예를 들면 하루동안 해당 필드내에서 획득 가능한 갯수가 한정되어있으며 까만벽의 경우 폭탄이 9개쯤 필요하고 하얀벽의 경우 폭탄이 6개 필요하다. 길을 다 뚫는 작업하나로도 몇일이 걸리는 셈이다.

망사벽?처럼 생긴건 피크민 물량공세하면 뚫린다.

그리고 필드의 원시생물들은 패잡으면 한 2,3일정도는 다시 등장하질 않기에 부품회수 루트에 원시생물들이 있다면 미리 쓸어버리는 편이 좋다. 시체로 피크민 생성하기에도 좋으니까 일석이조.

고전게임답게 설명이 잘 안나와서 개인적으로는 노랑피크민이 '가볍다'라는 설명과 뻥튀기초에 아무 피크민이나 던지면 꽃 색깔에 해당하는 피크민을 뽑아낸다는 것 이 두개가 일체 나오질 않아서 30일 기한을 못지킬 뻔했다. 

조작 자체는 딱히 어려울게 없다. B버튼 눌러서 피크민들 집합시켜 유저가 이동하는데로 피크민들이 쫓아오는 방식이다.

문제는 가는길에 물이 있다던가 불이 뿜어져나온다던가 이런 경우가 많아서 별 생각없이 조작하다보면 피크민들이 순삭당해있다.

그리고 원시생물에게 공격을 지시하려면 해당 원시생물을 향해 피크민을 던지거나 대열이동으로 원시생물 근처에 줄세우면 죽을때까지 뚜들겨팬다.

원시생물의 정면에서 공격하면 피크민들이 순삭당하기때문에 어지간하면 항상 후방에서 공격을 해야한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원시생물의 경우 덩치가 작을수록 명중시키기가 어려운편이었다. 대충 날아가는 각을 보고 던져서 정확히 명중시켜야 피크민들이 달라붙어서 때려대는데 이 부분은 2편까지 정말 답이 없었다.

피크민 수가 줄어들면 새로 뽑으면 되긴하는데 이 작업자체로도 시간을 소요하기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본인 계획대로 무언가를 진행시키려면 무수한 리트라이를 요구한다.

그리고 종류별로 해산시킬 경우 X버튼을 누르면 근처에 알아서 색깔별로 피크민들끼리 모여있게되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해산 범위내에 타격가능한 무언가가 근처에 있으면 노랑피크민들이 죄다 그거 때리러가다가 불에 타죽거나 근처 원시생물한테 정면에서 달려들어 다 잡아먹혀버리는 경우도 있고 신경써야하는게 한두개가 아니다.

플레이타임 자체는 매우 짧다. 10시간쯤하면 엔딩보고 끝난다. 엔딩 후 더 이상 할거도없다. 게임이 매우 심플하다.

충격과 공포의 배드엔딩

엔딩은 총 3개(사실상 3개 중 2개는 같은거)인데 배드엔딩은 자다가 꿈에서 나올까봐 두려울 수준의 엔딩이었다.

하루를 마감할때마다 올리마의 일지가 업데이트되는데 부품 모은 정도에 따라 내용이 바뀐다. 도움말이 나올때도있고.

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20년 이른 코스믹호러

아기자기한(사실상 기괴함) 아트스타일과는 달리 하다보면 빡칠일들이 많은데 1편이면 진짜 양호한거다... 2편은 속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 두근두근 암흑우주 대출갚기 : 2편

게임시작부터 망해버린 올리마의 회사

1편에서 바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올리마가 돌핀호를 고쳐서 호코타테행성에 복귀하니 회사가 망했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2편에선 자잘한 설정들이 추가되었다. 올리마가 호코타테 운송회사의 직원이라는 점. 그리고 자식이 둘이라는 것.

어째 운송회사인데 사원부터 사장까지 3명뿐이라니 회사가 어떡게 굴러간다는거지...?

어쨋건 신입사원인 루이가 골든피크피크당근을 운송하다 그걸 다 날려먹어 10100포코라는 금액의 빚이 생겨버리고 이 빚을 갚기위해 무수한 보물들이 잠들어있던 1편의 이름모를 행성으로 다시 돌아가 돈되는건 전부 긁어온다는 스토리다.

1편과 같은 기종인 게임큐브로 나왔던 게임이라 그래픽적으로는 크게 변화가 없는 대신 시스템적으로 1에 비해 다양성이 잔뜩 늘었다.

좀 과하다 싶을정도로 말이 많은 돌핀 초호기

2편의 경우 친절하게도 돌핀초호기라는 기계가 유저들에게 1편과 달리 이것저것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아마 1편처럼 설명이 없어서 게임진행이 막힌다거나 할 일은 없을것이다.

시스템의 변화로는 노랑피크민의 경우 폭탄은 더이상 줍지않게되며(애초에 폭탄이 없어졌다) 전기에 내성이 생겼다는것으로 빨강(불), 노랑(번개), 파랑(물) 이렇게 3가지 특성이 갖추어졌다. 그만큼 필드기믹도 잔뜩 추가되었다.

보라피크민은 필히 뻥튀기꽃이 보일때마다 뽑아놓도록하자

여기에 추가로 지하동굴에서만 생산가능한 느리지만 극딜용 보라 피크민, 빠르게 이동하며 땅을 파기도하고 독기믹 해제용인 하양 피크민 이렇게 총 2가지가 추가되어 총 피크민의 종류가 5종류가 되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도 올리마 원툴이었던 1편에 비해 올리마와 루이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할 수 있게되었다.

올리마로 무언가 작업을 진행시켜놓은 다음 루이로 갈아타서 다른일을 하는게 가능해진셈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둘이 동시에 조작할일은 그렇게 많지않았다.

그리고 그에 맞서 원시생물의 종류도 무식하게 늘어났다. 보스들도 잔뜩 생기고 1편에 비하면 대격변인 셈.

1편의 경우 돌핀호의 부품이 필드맵에서 ☆모양으로 표기가 된것에 반해 2편의 경우 맵에 표기는 되지않고 보물게이지가 생겨 캐릭터 근처에 보물이 있으면 읭읭 울어댄다. 2편은 땅에 묻힌 보물도 상당수 존재해서 항상 일정수의 하양 피크민들이 확보되어야 한다.

참고로 지하에서는 보물게이지 없어도 보물 전부 회수한걸 알 수 있는방법이 있는데 층마다 보물을 전부 회수했을경우 피크민들 데리고 이동 시 "냥↗냥↗냥↘냥↗냥→냥↘"이라는 노래를 불러댄다.

2편은 1편처럼 하루의 시간은 정해져있지만 30일제한같은 시간제한이 없어졌다.

올리마의 말에 의하면 생명유지장치를 잔뜩 챙겨왔기때문에 끄떡없다네.

여튼 1편처럼 시간에 쫓기는 일은 없어서 좀 여유롭게 게임이 가능하다.

'가져가주세요'라고 하는듯한 지상 보물들

2편의 지상 보물찾기의 경우 오히려 1편보다 더 쉬운편이다.

길을 확보하기위해 사전작업을 해야한다던가 하는일이 상대적으로 줄어서 필드 보물찾기는 1편보다 간단해졌다.

난 지하동굴이 핵잼컨텐츠인 줄 알았어

대신 지하동굴이라는게 던전같은게 생겼는데 이게 정말 후... 개인적으로는 2편의 장점이자 단점이지 않을까 싶다.

플레아타임이 늘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반대로 이게 스트레스덩어리로 다가오는 사람도 필자처럼 존재하지 않을까.

1편의 짧디 짧은 플레이타임을 개선하고자 지하동굴이라는걸 내놨다. 2편에선 지하동굴이 거의 메인컨텐츠라고 보는게 좋지않을까싶다.

이 지하동굴은 중반까지는 괜찮은데 물속의 성을 시작으로 후반부터는 이걸 하라고 만든건가 싶은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는 난이도의 지하동굴들이 즐비되어있다.

각 필드별로 지하동굴이 3~4개가 존재한다.

어지간하면 쫄들도 같이 있는 보스전

어차피 필드는 1편처럼  4개정도라 분량이 1편이랑 비슷한게 아닌가싶은데 저 정줄놓은 지하동굴이 중반쯤부터 8층~15층 이런 식으로 엄청 깊다. 게다가 반드시 마지막 층에 보스가 존재한다.

각층별로 보물이 숨어있거나 존재하며 일부는 원시생물이 삼켜버려서 전투는 필연적으로 해야한다.

게다가 지하동굴의 경우 지상과 달리 데리고 입장한 한정된 피크민만으로 진행을 해야해서 지하에서 피크민 다 잃으면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 부족한 숫자를 채워 재도전을 해야한다.

참고로 지하동굴에서는 시간이 흐르지않는다.

이건 나름 유저에게 유리한 점이긴한데 어쨋건 전멸나면 지상으로 가서 피크민 뽑는 작업을 해야하니 하루는 날려먹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하에서만 생산가능한 보라, 하양의 경우 뻥튀기초를 한번 사용하면 그 날은 더이상 리젠이 되지않기에 보라 피크민과 하양 피크민은 귀하게 다뤄야한다. 사실상 이 둘이 매우 많이 죽어버리면 리트라이다.

시간제한이 없어져버렸으니 전멸날때마다 지상가서 새로 뽑고 또 도전하고 하는식으로 진행하면 플레이 타임이 매우 길어지는 관계로 필자는 진입시 무조건 100마리 채워서 들어갔다가 상당수가 죽어버리면 게임 종료시키고 불러오기로 (각층 진입마다 자동저장) 무한 리트라이를 했다.

이 과정에서 한가지 알게된게 지하동굴은 로드할때마다 몹과 기믹이 랜덤배치된다. 즉슨 재수없으면 필드기믹과 몹들이 한곳에 다 몰려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배치가 이럴 경우 답이 없다. 리트라이다.

새로운 층 진입하자마자 근처에 바로 원시생물들이 있을 경우 진입과 동시에 피크민들이 몰살당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어서 사실상 게임 강제종료 → 불러오기를 1편보다 더 많이 하게 된다.

이걸 하라고 만든거냐

소망의 대지에 있는 지하동굴 3개는 난이도가 완전 저세상수준인데 불합리한 수준을 떠나서 너무 악의적 구성이라 화가 안날래야 안날수가 없는 구조다.

게다가 이런 층이 13~15층씩 존재하니 뭐 이딴게 다있나 싶었다.

피크민2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은 초중반까지는 1편보다 더 재미있는게임이었는데 후반쯤부터는 무식하게 어렵기만 한 스트레스 유발 게임이란 느낌이었다.

지하동굴의 경우 난이도 완급조절에 실패인듯한데 이게 20년전 게임이라 당시에는 이게 호평요소였다는게 아이러니하다.

아니면 필자가 RTS를 잘 못해서 이렇게 느끼는거일수도있고. 혹은 2023년이라 그렇게 느끼는 거일수도.

클리어에 찍힌 플탐은 22시간이었는데 실제로는 25시간은 족히 넘겼다. 강제종료를 너무 많이했다.

 

지하동굴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보물종류가 201가지가 되다보니 거기에 대한 텍스트도 왕창 늘어났다.

회사생활을 주로 디스하는 내용이 많은 올리마 메모

보물의 경우 전부 올리마의 메모가 달려있고 특정시리즈를 다 모으게될 경우 세일즈 토크로 돌핀 초호기의 코멘트가 붙게된다.

대부분 보물의 정체를 몰라서 아무거나 막 갖다붙인 사기에 가까운 내용들이긴한데 읽는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꿈의 굴을 클리어하게되면 원시생물 리스트에서 루이의 코멘트가 추가된다.

1편처럼 하루경과할때마다 메일이 날아오는데 이번편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닌 주인공 주변인물들이 주인공들에게 보내는 메일이 주된 내용이다.

이 메일을 통해 1편에 비해 이런저런 뒷설정들이 많다는걸 알 수 있기도 하다.

 

엔딩은 1편처럼 분기가 되는게 아닌, 진행하면 필히 두개를 보게 되게끔 되어있다.

일부 보물 설명 중 1편의 배드엔딩과 관련있는 내용이 아무렇지도않게 들어가있는거봐선 역시 코스믹호러게임이 진짜 장르가 아닐까.

빚갚다가 부자가 된 호코타테 운송

4편 하고파서 별 생각없이 시작했던 게임인데 2편을 하면서 게임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몇번이나 들었지만 근성으로 클리어했다.

고전게임이란거 감안하고 해도 어쨋건 더럽게 어려운 게임이었다.

한동안 다른 게임좀 하다가 3편부터 다시 할꺼같다.

2편의 내상이 너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