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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영웅전설 벽의 궤적 리뷰 (스포일러 多)

>>이 글은 영의 궤적, 벽의 궤적, 섬의 궤적1,2 스포일러가 들어있습니다.<<

1회차 플레이타임 90시간. 낚시랑 요리는 건너띄었다.

시디키 인증문제때문에 2년동안 잊고살다가 우째저째해서 겨우 구동에 성공하게 되었다.

팀 한글화의 궤적 충성충성충성

 

- 혼돈파괘망가ㄱ의 크로스벨, 그 후편의 이야기

PSP도 없고 콘솔계의 한글화 암흑기였던 2010년과 2011년, 필자는 아루온을 통해 공궤 3부작은 모두 했다만 그 후속작인 영의 궤적부터는 발매기기도 갈아타고 더이상의 공식한글화는 막혀버린 관계로 아예 접할 수 없는 곳으로 넘어가버린 느낌을 받아 애초에 플레이 자체를 포기했었다.

이 게임에 대해 잊고살고있을 무렵 갑자기 중국에서 PC판 작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출시가 된 후 한참 뒤 국내에도 능력자들이 모여 한글패치를 만들어 내놓게 되었다. 그리고 제로의 궤적 한글패치가 나오고 난 후 약 2년만에 벽의 궤적 한글패치가 팀 한글화의 궤적을 통해 나오게 되었다.

궤적시리즈부터 팔콤은 게임 한 편을 통해 내용을 절대로 마무리 짓지않게되었다. 어찌보면 상술 혹은 나쁜 버릇같은 느낌인데 그만큼 하고싶은 얘기가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어야겠지.

영의 궤적은 사이비교단인 DG교단의 내용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벽의 궤적은 전작인 영의 궤적의 사건사고들은 새발에 피였다는걸 과시하는듯한 칠지보 중 하나인 환의 지보와 관련된 상당히 큰 스케일의 내용이 전개되었다.

 

 

- 마스터쿼츠의 등장

지금 섬궤에서 사용되는 마스터쿼츠의 시작은 벽의 궤적부터 시작되었다.(하지만 쿼츠시스템 자체는 아예 다르다)

벽궤까지는 공궤에서 이어온 유례깊은(?) 쿼츠장착의 라인 속성치로 구동가능한 아츠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마스터쿼츠의 등장으로 본인이 원하는대로 아츠조정이 유연하게 가능해졌다. 캐릭터별로 반드시 장착해야하는 속성쿼츠가 있는데 이거랑 상관없이 레벨 짱 높은 마스터쿼츠 장비시켜놓으면 에리같은 풍속성 캐릭터가 고급 지속성아츠를 뻥뻥사용 가능한다던가 이런게 가능해짐. 게다가 보너스로 스텟보정에 부가효과들도 줄줄 달려있어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면 본인이 주력으로 삼을 마스터쿼츠의 레벨을 최대한 올려놓는게좋다.

마스터쿼츠의 레벨이 5렙(만렙)이면 마스터아츠를 사용할 수 있는데 하나같이 능력들이 반 사기급이라 필자는 거의 이용을 안했다.

그리고 특정 속성의 아츠 사용한 후 바로 자신의 턴이 돌아오는 ~령 시리즈의 쿼츠도 존재해서 에리, 티오, 와지를 파괴왕으로 만들 수 있다. 마스터쿼츠와 조합해서 여러가지 조합방법들이 많아서 꽤 재미있었음.

 

 

- 버스트 도입

스토리 진행 중 특정 구간때만 사용할 수 있는데 적에게 얻어맞지않고 끊임없이 계속 두들겨팰 경우 6칸이 꽉 차고 사용이 가능하다. 발동을 하면 6턴동안 아군만 행동할 수 있고 아츠 당장발동, 매턴 CP회복, 공격력증가 등 위기상황을 역전상황으로 몰아가거나 보스가 S크래프트 못쓰게 만들고 걍 녹여버리는것도 가능한 어찌보면 밸런스 붕괴급의 시스템인데 그도 그럴만한게, 벽궤는 기존 공궤와 영궤의 난이도보다 좀 더 높은 편이다. 특무지원과 캐릭터들이 상대하는 적들이 죄다 초사이언인에 해당하는 놈들밖에없어..

게다가 보스의 S크레프트 맞으면 복구불가능한 전투가 꽤 많음.

그리고 위에 역전상황이라고 적어놨다만 사실상 캐릭터들 죽어가는 상황이라면 계속 얻어맞은 상황일터니 버스트 칸도 거의 없는 경우라 걍 순삭용도라고 보면 될듯. 적을 때리면 차오르고 적에게 얻어맞으면 반대로 깎인다. 보스전 도입 전에 미리 꽉 채워놓지 않는이상은 보스전중에 채우기가 좀 어려움.

어쨋건 강적을 대상으로 이걸 최대한 이용해야 손해를 좀 덜 보고 전투를 끝내는게 가능하다.

 

 

- 미쳐버린 텍스트량

필자가 벽궤를 하고 제일 충격받은게, 이벤트 하나 끝날때마다 크로스벨 전체 NPC들의 대사가 다 바뀐다. 영의 궤적할때는 후딱 스토리만 볼려고 애초에 NPC들한테 말 걸 생각도 안하고 했었는데 막상 이거 하나씩 붙잡자니 분량이 어마무시했다.

좁다면 좁다고 할 수 있고 넓다면 넓다고 할 수 있는 크로스벨 도시안의 모든 NPC들의 대사가 전체 갱신이 되는데, 초반에는 크로스벨 하나만 갱신된다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아르모리카, 마인츠, 우루술라병원, 탱그람문, 밸가드문, 경찰학교 전부 대사가 일신된다.

....;; 뭐 영웅전설 시리즈가 NPC들 대사 많기로 도스판때부터 유명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렇게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팀 한글화의 궤적 작업량이 정말 상상을 초월했구나 이생각밖에 안들더라.

덕분에 이벤트때마다 NPC들이랑 대화하는걸로 1시간30분씩 항상 증발을 하더라. 근데 이게 다 무의미한 대화도 아니라서 진심 팔콤의 집요함이 느껴졌음. 특히 4장의 크로스벨 독립관련때는 NPC들마다 찬반생각이 다르고 이유는 뭣때문인지 모두 다르다(.....) 이런거 집어넣을 생각을 도대체 우째한건가 싶음.

 

 

- 섬의 궤적부터 접한 한국유저들의 의문점들을 어느정도 매꿔줄 작품

한국에서는 아마 필자처럼 아루온을 통해 공의 궤적 3부작은 했지만 영,벽의 궤적은 하질 못한 유저들이 많을것이다. 그러다 섬의 궤적 한글판 출시로 크로스벨 이야기는 건너띄고 제국편부터 접한 유저들이 많을텐데 필자도 그 중 한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섬궤2를 플레이하고 정말 욕을 많이 했었는데 전부 납득은 할 수 없더라도 섬궤2에서 ?? 이놈들이 도대체 뭐라고하는거지??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지?? 왜 이러는거지?? 왜 다들 당연하게 저러는거지?? 싶은 거에 대해서 벽의 궤적을 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콘도사장이 "영벽궤 안해도 섬궤 스토리 이해가능한가요?" 라는 질문에 "가능함ㅎㅎ" 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섬의 궤적' 스토리만 이해 가능하지 전작들부터 쭉 걸쳐져온 떡밥과 사이드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해자체가 불가능이다.

섬의 궤적2에서 제국에 환수가 왜 튀어나왔고 탱그람문이 왜 소멸되었으며 외전편에서 로이드랑 리샤가 자기들끼리만 알아듣는 말 하면서 킥킼거리는 내용을 이해하려면 벽의 궤적을 반드시 해야한다. 섬의 궤적에서는 제대로 설명도 안해주고 존나 당연하다는듯이 캐릭터들의 반응이 많았는데 벽궤를 해야 이게 이해가 간다.

그리고 애초에 아리안로드의 정체는 섬궤2에서 뒤바리가 유저들 기만하며 약올리듯이 "안갈켜줌ㅋ 계속 궁금해하셈ㅋㅋㅋㅋ" 이러는데 그 훨씬 전작인 벽궤에서는 에리가 대놓고 250년전 사람이라고함.

그리고 제국 내전에 관해서도 오즈본이 총빵맞는다던가, 제국 내란은 귀족파의 패배라던가 섬의 궤적2의 결말을 벽의 궤적이 다 가르켜준다(...) 애초에 이게 정해진 내용이었다는거임.

이 밖에 소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섬의 궤적에서 이해안가던게 벽궤를 해야 풀리는 내용들이 꽤 있어서 어쨋건 결국은 궤적시리즈는 전부 플레이해야 최신작 이해가 가능하다는걸 이번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 타케이리가 쓴 시나리오가 맞나요??

영웅전설시리즈가 궤적시리즈로 넘어오면서 공궤시리즈의 스토리는 콘도사장이 거의 집필을 했었다. 이당시만해도 타케이리는 걍 거드는 정도였고 본격적으로 자신이 리드하기 시작한건 영의궤적부터였다.

필자는 섬의 궤적1 스토리는 괜찮게 본다. 그리고 그 전작이었던 영,벽의 궤적은 매우 훌륭하다고 본다.

개연성에 대해 발매 후 말이 좀 많았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건 변호사센세 설득하는거 하나 빼면 다 괜찮았다고 본다. 이런건 뭐 개인마다 상대적 느낌이 다를테니 절대적인 판단이란건 없겠지만 최소한 납득은 가는 내용들이었다.

게다가 애초에 크로스벨은 에레보니아와 캘버드 사이에 끼여있는 작은 자치국이라 두 대국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림을 당한다. 그리고 크로스벨 공무원들이 느끼는 빡침과 허탈감, 어이없음, 스트레스가 그대로 유저들에게 전해져서 감정몰입도 매우 좋았음.

섬의 궤적이 전작인 영,벽의 궤적이랑 비교당할 수 밖에 없는게, 이렇게 감정몰입이 잘 되게 만들어놓고 섬의 궤적의 경우는 굳이 나댈필요 없는 꼬맹이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해결사 노릇하려고하니 이미 여기서부터 뭔가 잘못된 느낌이었다. 적어도 특무지원과는 동기가 분명했지만 섬궤의 7반은 입장자체가 완전 다르다.

그리고 제일 처음 섬의 궤적 구상때 주인공을 군인으로 잡으려고했었는데 왠지 잘 팔리지 않을꺼같아서 그런지 학원물로 만들어내었고 결국엔 판매량은 성공했다. 근데 스토리는 똥망했지.

섬의 궤적1,2편을 하고 분노하게된 유저들은 영,벽의 궤적 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 더러운 인연이벤트의 시작

섬궤에서 말이 많은 인연이벤트의 시작이 벽궤부터 시작이 되었다(...)

애초에 컨셉을 좀 많이 잘못잡은거같은데 랜디, 리샤, 와지처럼 과거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캐릭터들의 호감도 우째저째 채워서 종장때 이벤트를 봄으로써 제대로 알 수가 있다. 메인스토리중에서는 절때로 제대로 알려주질 않는다. 특히 와지의 경우는 1도 언급이 안되기때문에 캐릭터가 궁금하다면 이 더러운 인연이벤트의 조건을 충족시켜줘야한다.

그리고 섬궤2에서 엘리엇 인연이벤트가 정말 얼척없었는데, 뭐 할얘기 없으면 "온가쿠사이쿄!!" 이러기만하니 캐릭터를 온가쿠병신으로 만들어놔서 화제거리 없는거 억지로 쥐어짜낸 결과물이 이건가 이런생각이 들었다.

벽궤에서 이와 비슷하게 미슐람 이벤트 중 특정장소에 특정캐릭터를 불러내면 대화의 질이 엄청 떨어진다. 그냥 서로 할 얘기 없는데 억지로 재미없는 농담따먹기로 시간 때우는 느낌임.

벽궤에서 베타테스트를 거쳐 섬궤에서 실용화했는데 팔콤은 유저들한테 욕 줄창먹으면서 철회할 생각은 없는모양.

진짜 ㅡㅡ 좀 이러지마라 좀.

 

 

- 한글패치에 관해

필자가 영의궤적 한글패치가 나왓을때 수정없이 바로 했기때문에 검수가 덜 된 상태였다. 특정 지역별로 캐릭터들 말투가 달라져서 한글로만 즐기는거에 만족해야지 하면서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벽의 궤적은 정말 퀄리티가 상상초월이었다. 벽의 궤적은 패치 제작진들에 의해 검수가 제대로 된 터라 공식급의 번역퀄리티였다. 심지어 동영상들도 한글화가 되어서 좀 놀랐었다... 한글화 100%라고 봐도 무방할듯.

팀 한글화의 궤적 충성충성충성.

 

 

 

이게임은 PSP황혼기때 나온거기때문에 그래픽적으로 딱히 할 얘기도없고 그외에 뭔가 크게 적을게 없다. 게임 존재 자체가 유저 감상이기때문에 스토리를 일일이 까발려서 갈켜줄 거 아니면 뭐 적을게 없어.

정말 게임 직접플레이하고 직접감상하는게 유저몫이다.

섬궤3은 2만큼 엉망진창은 아닌거같은 느낌인데 내년쯤 발매할터니 흐음.. 근데 섬궤1,2내용 다 까먹어가는마당인데 과연 기억이 날까싶네.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 갇겜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