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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할로우 나이트 감상문

 

소울류 망자들이 이게임을 왜 이리 좋아하는지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맛본 끔찍하게 맵디 매운 게임이었다.

매운 거 참으면서 눈물콧물 흘리며 콘텐츠 주워 먹다가 신들의 고향 만신전에서 지금까지 주워 먹은 거 전부 게워내는 상황이 되어 해당글을 작성하게 됐다.

이것저것 생략된 내용들이 많다.

 

 

- 캡사이신이 잔뜩 들어간 메트로배니아

외관은 평범한 인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인데 막상 게임을 하게 되면 기존에 느끼던 것들과 뭔가가 좀 다르다.

적이나 벽을 향해 대못질 한번 날리면 본인이 밀려버린다던가,

메트로배니아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지도는 바로바로 갱신되질 않는다던가,

부적시스템은 완전 슬롯이 개방되어도 장비할 수 있는 칸은 그렇게 넉넉지 않다던가,

보스전들이 하나같이 불맛이라던가,

하드 플랫포머 구성의 맵이 타 게임대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빈도로 곳곳에 들어가 있다던가,

변태

불편과 어려움을 극대화시킨 변태겜이었다.

 

 

- 소울?라이크??와 하드 플랫포머

이 게임은 보스를 상대할 때 빡빡한 딜타이밍과 회피타이밍을 주는 걸로 난이도를 잡은듯하다.

통상적으로 필드몹들이야 때리면 반동으로 밀리는걸 체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안전지대를 찾으면서 때리는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보스전의 경우 딜타이밍이 애매하거나 빠듯한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후반까지는 무적판정이 달린 능력이 없다 싶은 구성이라 정말 정직하게 게임을 해야 한다. 치고 빠지고를 잘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쉬워야지.

그나마 후반에 그림자 망토를 획득하게 되면 쿨타임이 존재하는 무적회피를 할 수 있지만 신들의 고향 일부 만신전은 쿨타임 돌아오기 도전에 연속으로 공격을 퍼붙는 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패턴을 처음 접하면 이걸 어쩌라는 것?? 이란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패링이라고... 유사패링이 있긴 한데 적의 근접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대못을 휘두르는 것이다. 단발성은 한번 막으면 성공이지만 연속으로 퍼부어대는 건 연속 타이밍 맞춰서 휘둘러대야 한다. 개인적으론 패링은 진짜 못해먹겠더라.

중간중간에 타격을 통해 획득한 영혼게이지를 소비하여 영혼집중으로 체력게이지를 회복시키는 게 가능하긴 한데 문제는 회복하는 모션이 기본적으로 긴 편이며 회복시킬 타이밍이 매우 짧다. 보스의 자세가 무너지면 이때 1~2칸 정도 회복이 가능한 편.

참고로 이 영혼게이지를 소비해서 장거리나 상단/하단을 공격할 수 있는 주문이 사용가능하다.

 

전투 자체로도 어려운 편인데 맵 여기저기 온통 가시밭길인 필드도 매우 많다.

하드 플랫포머성 구성의 맵들이 워낙 많은데 제일 정점에 있는 게 고통의 길이겠지.

이걸 하라고 만든거냐...

이거 하다가 속 뒤집어지는 줄 알았는데 어쨌건 몇 시간 들이박으니 클리어가 되긴 하더라.

고통의 길 스피드런이라던가, 만신전 5문 연속 42연 보스전 능력 올봉인 클리어라던가 이런 슈퍼플레이 영상들이 검색하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거 봐선 진짜 망자의 게임인 것 같다.

 

 

- 불편한 지도

이 게임의 상징성인듯한 불편함 중 하나인데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게 되면 해당 지도를 구입해야 하며 그걸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의자에서 휴식 시 그제야 지도가 갱신이 된다.

필드 전체를 작게 투영해서 보여주는 건 아니고 대충 크기 어느 정도고 네가 이쯤이다라고 나타내는 수준이라 구불구불 꼬인 길은 유저가 열심히 헤매며 다녀야 한다. 엔더 릴리스 지도에서 살짝 더 나은 수준이었다.

이 지도를 획득하기 위해선 신규 필드에 진입했을 때 콧노래를 부르는 코니퍼를 찾아 야하기 때문에 일단 필드 입장 시 콧노래가 들리면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도저히 못 찾겠다면 흙의 마을에서 이 셀다에게 구입하거나 해야 하고.

지도가 바로 갱신되질 않으니 갱신 전까지 방향감각이 전무한 느낌이라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지도 없이 플레이한다는 부분적인 경험은 신선했다.

그 과정에서 죽어버리면 죽은 자리에 생긴 자신의 그림자 찾아 그걸 잡아야 화폐에 해당하는 지오와 영혼 게이지가 회복이 되는데 찾으러 가는 중 또 죽어버리면 지오는 완전히 증발해 버린다. 영혼 게이지만 되찾게 되지.

그런데 필드탐색 중에는 죽기가 좀 어려운 게, 가시밭필드에서 이동실수로 계속 가면게이지(체력)를 손실하는 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필드의 적들을 때려서 영혼게이지를 채운 후 영혼집중을 통해 손실 가면을 회복시키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후반부 맵들은 이런 회복여유도 안 주고 유저를 한 곳에 가둬버리고 중형급 몹들을 마구 집어넣어 버리는 그런 구성이 점점 늘어나더라.

필드의 빠른 이동도 정해진 사슴벌레정거장으로만 다니는 게 가능해서 주로 빙 둘러 다녀야 할 일이 많다.

게임 진행 중 몽환의 대을 획득하면 워프포인트를 한 곳 지정할 수 있고 정수를 1개 사용하여 해당위치로 이동이 가능하다.

 

 

 

- 다양?? 한 게 맞나? 아무튼 다양한 부적

유저의 공격능력을 올리려면 기본적으로 대장장이를 통한 대못강화가 대표적인데 이거 외에 공격적으로 유틸적으로 스팩을 올릴 방법은 부적뿐이다.

슬롯을 최대로 확장시키면 11칸이지만 중요 성능의 부적들은 3칸을 잡아먹어서 실질적으로 부적을 그렇게 많이 장비하질 못하는 느낌이었다.

제약을 좀 많이 빡시게 걸어놓은 듯한 구조였는데 필자처럼 애매모호한 실력의 유저라면 편의기능 부적위주로 장비하다 보니 항상 슬롯이 부족할 수밖에 없던 거 같다.

필자는 긍지의 표식과 불멸의 힘 이거 두 개는 거의 필수로 달아놓고 게임을 해서 여유 부적슬롯은 항상 5칸이었다. 나머지는 그때그때 필요한 대로 바꾸며 플레이했다.

와중에 웃긴 게 지도에서 내 위치가 표기되려면 변덕스런 나침반 부적을 장비를 해야 해서 이걸로 또 슬롯을 1칸 소비하게 된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에서 내 위치를 보려면 뭔가 코스트를 소비해야 하는 신선한 게임은 이게임이 처음이었다.

실력 있는 유저들에게는 그만큼 선택폭이 넓다는 의미인데 너무 하드지향의 게임이었어...

 

 

- 소울?라이크?? 스토리

솔직히 위키 찾아보는 거 아닌 이상은 엔딩 3개 다 봐도 뭔 소린지 모를 수준이다.

대충 은유적으로 짐작만 가능한 구조라 필자처럼 시원시원한 거 찾는 사람에겐 뭔가 답답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듯하다.

그래도 나름 돌려 말하는 npc들 덕분에 아예 이게 뭐임? 수준까진 아니었는듯하다.

과거에 모종의 이유로 대차게 망한 신성왕국, 살아있는 자도 죽은 자도 미치게 만드는 감염체 등등 소스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구성이었다.

개인적으론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게, 최종 업데이트인 신들의 고향을 통해 4번째 엔딩을 추가해 버린 것이다.

이게 단순히 해당 콘텐츠 클리어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만 만신전이 총 5단계까지 있고 5단계의 경우 이 게임의 모든 보스들(강화판 포함) 42체를 연속으로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만신전을 통해 사냥꾼의 수기에 추가된 3체의 신규 보스들을 만나는 게 가능하다.

4번째 만신전까진 몸통비틀기하면서 시간 갈아서 어떡게든 트라이하면 되겠지 싶어 몇일 들이박다가 트로피와 4번째 엔딩 조건보고 아 이게임은 여기서 놔줘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중단하게 되었다. 애초에 순수한 그릇도 클리어 횟수로만 치면 손가락에 꼽을 수준이었기도 하고.

만신전에서 이놈을 클리어해도 더한게 기다리고있다

개인적으론 스토리만큼은 누구나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챠게임들도 메인스토리 너도나도 난이도 막 올리더만 싱글게임도 실력 안되면 볼 수 없다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다. 팀체리 너무해요.

게다가 스토리가 재미없다면 모르겠는데 이야기가 재미있는 게임이 이러니 유튜브 에디션을 찾을 수밖에.

 

 

무식하게 매운 캡사이신의 물질을 60시간 동안 먹은 느낌이다. 입안이 아직도 얼얼하다.

만신전까지 포함하면 분량은 정말 빵빵하다.

글 내용에 빠진 게 많아서 그렇지 지금까지 해본 메트로배니아 게임 중 콘텐츠도 제일 풍부한 편이며 그만큼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만족도도 큰 편이기도 하고.

내용진행에 따라 NPC들의 대사도 바뀌는 것들이 꽤 많아서 자잘한 디테일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와중에 몽환의 대못으로 NPC나 적들을 때리면 속마음을 따로 읽을수도있고.

재미있긴 한데... 너무 어려웠어. 완전 하드코어지향의 게임이었다.

실크송도 아마 이런 난이도 수준일듯한데 이번에 내상을 좀 세게 받아서 남들 하는 것만 구경할 것 같다.

후속작이라도 무서워서 건들기 두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