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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루나 이터널 블루 감상문

 

※ 스포일러 있습니다.

최초의 한글 정발이다.

이터널 블루는 실버스타 스토리의 내용을 그대로 이어가는 스토리라 전작을 하지않으면 이해가 좀 어려운 편에 속한다.

아이러니한게 실버스타 스토리가 끝난 직후의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시간이 한참 지나 알테나와 드래곤 마스터라는 개념이 희석 될 수준으로 먼 훗날의 이야기인데 일반적으론 이렇게 시간이 매우 동떨어진 후속작인 경우는 신규유입을 위해 이런 구성을 취하지만 이게임은 특이하게도 전작을 안해보면 아예 모를 수준이다.

편의상 '실버스타 스토리'를 1편 혹은 실버스타, '이터널 블루'를 띄어쓰기생략하거나 2편으로 표기한다.

 

 

- 푸른 별과 루나(달)의 이야기

실버스타에선 루나 내에서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다루다보니 푸른 별은 떡밥으로만 언급되었는데 이번작에선 본격적으로 푸른 별에 대해 다루게 된다.

그렇다고 무대가 푸른 별인건 아니고 여전히 루나 내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개인적으론 게임 시작시 암흑신 조퍼라는 놈이 튀어나오는거에 대해 전작에선 언급조차 없던 놈이 당연하게 튀어나오는거보고 뭔가 싶었는데 이게 전작의 떡밥이었다는게 좀 충격적이었다.

고고학자 그웬의 손주인 히이로가 푸른 탑에서 루시아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특이한건 루시아는 게임 극 후반까지 구체적으로 정체가 언급이 되질 않는다.

히로인의 발상

게다가 초반의 가치관도 인간들과는 좀 많이 다른 편인데 이 부분은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후반으로 갈수록 루시아 자신의 사명에 대해 갈등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물론 이 사명이란 것의 정체도 극 후반에서야 나온다.

전작의 히로인이었던 루나와 달리 루시아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뭔가 신비주의 컨셉인듯했다.

 

 

- 깨알같은 전작요소들

실버스타부터 얼마나 오랜시간이 지난건진 알 수 없지만 처음보는 마을이 꽤 많이 생겼다.

게다가 실버스타에서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녹음이 우거진 대지내에서 살았고 변경과 가까운 지역은 사람이 살지않는 사막으로 표현이 되었는데 이터널블루에서는 그 사막에서도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베인의 경우 실버스타에서 추락을 하고 어떡게든 부흥을 하겠다고 이야기가 끝났지만 그런건 어디가고 이터널블루에선 처참한 몰골의 베인을 볼 수 있으며 메리비아의 경우는 흑장미 거리가 잘려나가는 등 전작에서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어버린 씁쓸한 요소들이 많다.

와중에 루시아는 다짜고짜 알테나를 만나야한다고 하는데 실버스타를 해본 유저라면 알테나가 어떡게 되었는지를 아는 상황이라 의문만 자아내게 만든다. 결국 전부 회수하게되는 떡밥이긴 하지만.

그리고 마을마다 알테나 교단이라는 ㅅr이비(?)교단이 판을 치고 다닌다.

지형도 1편에 비해 많이 바뀌어서 이게 카타리나 대륙이 맞는건가 싶을것이다.

라무스의 유전자는 어떡게 되어먹은거냐

그리고 1편에서 일부 중요인물이 그때도 존재를 하기때문에  반가울 요소들도 있다.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지는 만큼 전작을 하지않으면 모를 요소를 아낌없이 부어댔다.

 

 

- 뭔가 전체적으로 퇴보한 UI

개인적으로 이 게임 첫인상이 퇴보한 UI가 너무나 돋보였다.

던전내에선 기본적으로 걷는데 달리기 버튼이 추가됐다.

문제는 달리기버튼을 누르는동안 달리는것도 아닌, 잠깐만 달리다가 다시 걷는다. 쿨도 짧은 편이다.

몹들 피해다니기가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리고 길이가 긴 던전일 경우 속이 터질 일이 많다.

MP를 어떡게하면 빨리 탕진할지 설계된듯한 AI

그리고 전투시 AI에게 맡기면 엄청 비효율적으로 싸운다.

실버스타는 제시카가 전체 힐 돌려야할때 평타 한대때리는거 제외하면 일반전투는 AI에게 맡길 시 효율좋게 싸웠던 반면,

이터널 블루에서는 적들이 범위마법 내에 다 들어오는 포진인데 일부러 범위마법으로 구석퉁이만 때린다거나, HP가 조금남아서 평타 한대면 죽을 적을 MP 어마무시하게 부어가면서 마무리지어버린다거나 마법을 써야할 타이밍에 평타를 날린다거나, 후 글쓰자니 끝이 없네

게다가 상점에서 새로운 장비 구입시 해당 장비를 구입하면 어떤 스텟이 얼만큼 올라간다는걸 보여주던 전작과 달리 캐릭터 얼굴에 흰줄과 빨간줄로만 표기가 되는데 흰줄이야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스텟이 오릅니다를 표기한거고 빨간줄은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떤 스텟이 내려갑니다로 알려준다.

특히 빨간줄의 경우 어떤 스텟이 내려가는지 알려면 구입하고나서 장비를 시켜봐야 알 수 있다.

중반까지 화폐인 실버도 부족하기때문에 장비구입전엔 저장이 필수다.

도대체 왜...? 

게다가 극 후반에는 월드맵을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일이 많은데 월드맵 지도조차 없다.

1편에선 변경에는 인간이 살질 않는다는 설정과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닌 월드때문에 월드맵이 필요없었지만 2편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마을도 많은편이라 아마 여기저기 돌아다녀야한다면 고생하게 될 것이다.

전작을 해봤다면 일부러 퇴화시킨건지 전작보다 못한 부분들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 답답할 일이 많다.

암만 스토리 원툴 게임이라지만 이건 좀...; 싶었다.

 

 

- 문장의 추가

이번작에선 장비칸에 문장이란게 추가됐고 이걸 2가지 장비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캐릭터가 사용 불가능한 일부 마법의 사용이 가능해지거나 스텟 상승이 붙은것 위주다만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전작에선 공격마법 사용자가 미아와 내쉬 2명이었지만 이번작은 레미나 한명뿐이라 나머지 캐릭터들이 마법을 사용하게 하려면 속성 공격마법이 사용가능한 문장을 장비시켜야한다. 그런데 필수는 아니더라.

종류가 다른 문장을 하나씩 개별 장비시 마법이 사용가능해지는것 제외하면 효과 보기가 어려운 편이고 같은걸 두 개 장비하면 효과가 어느정도 발현되는 식이다. 전투시 무조건 선제행동을 하게되는 치로의 문장 2개 조합이라던가. 다른캐릭터는 몰라도 롱파는 필수였던거같다.

특수조합이란것도 존재하는데 대부분 여신의 문장과 조합시 이런저런 효과가 발현되는데에 반해 여신의 문장은 하나만 입수가 가능해서 주력으로 쓸 캐릭터 아니면 효과 보기가 어렵다. 이런점은 좀 아쉽네

무기와 문장의 조합으로도 발현되는게 있던데 이거까진 내가 파보질 않아서 패스.

배운순간 엔딩까지 보스전마다 계속 쓰게되는 비상천무참

이런저런 조합으로 평타를 6번 때리는 히이로, 평타 크리티컬을 자주 내는 히이로, 비상천무참을 15MP로 사용하는 히이로...를 만들 수 있는데 히이로 무쌍인가

정작 기술에 속하는 마법 항목은 크리티컬이 터지질 않아서 크리티컬도 안쓰게 되더라.

잡졸전의 빠른 청소

개인적으론 후반부에서 진이 진 천룡열파권 배우게되면 일반전투는 용자의 호부를 통한 버프 + 레미나의 아무속성 전체마법 + 진 천룡열파권으로 다 쓸어버려서 여신+마안의 사용 MP 절반되는 조합을 진에게 장비시켰다가 보스전때 히이로한테 주는식으로 굴렸다. 당연히 엔딩후 진행때의 이야기.

생각해보니 적들 내구성이 특이한게 물리 내성이 있는 적들이 유독 많았다. 그래서 초반부터 후반까지 짜증나는 적들의 등장빈도가 높은 편이다.

MP도 없고 적들 배치도 뭐같고

그리고 적들의 배치도 범위공격에 닿지 않게끔 사악하게 나오는건 엔딩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마법이 약점이라도 마법을 사용할 레미나의 민첩이 낮은 편이라 이미 적들의 진영은 흐트러저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행동차례가 오기때문에 마법으로 범위 선빵때릴꺼면 치로의 문장 두개 장비는 필수다.

히이로의 경우 부메랑과 바람마법을 제외하면 전부 검을 사용하는게 물리대미지라서 버프받고 전체 500~700 대미지 꼽아넣는 진의 진 천룡열파권이 잡졸 대상으로 매우 편했다. 별들의 속삭임만 충분하다는 가정하에.

 

 

항목을 나눌건 이정도인거같고 여기서부턴 두서없이 작성한다

 

실버스타에서 푼 푸른별에 대한 떡밥을 이터널블루에서 회수한거까진 좋은데 1편에서 등장했던 변경에서 살던 '마족'이란게 이번작에선 아예 등장하질 않는다. 언급조차 되지도 않고.

애초에 변경이란곳도 등장하질 않는거보면 마족들이 살던 변경까지 녹음의 숲이 퍼지게된건지 시리즈가 이터널 블루로 끝이 나버려서 페이시아가 1편 엔딩때 말했던 대사의 결과물을 알 수 없게되어버렸다.

아마 4대 용을 끼고 4부작까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드는데 백룡, 적룡에서 끝나버렸으니 이걸로 끝났다고 봐야지.

불뿜는 '고양이'

2편의 루비는 1편의 나루보다 고양이라고 더욱 많이 놀림을 받아서 한번씩 이런 일러스트가 종종 튀어나온다.

 

월드가 1편에 비해 2편에서 더욱 커지긴 했지만 루나의 어디까지 확장이 되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이런부분은 좀 아쉽네.

그리고 1편에서는 아레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이 서로 구면인 관계라 캐미가 잘 맞아 떨어졌던 반면, 2편에선 동료캐릭터 5명 전원이 서로 초면이다.

그래서 이런 반응이

중반까지는 솔직히 동료로 동행하게 되는 과정이 1편에 비하면 뭔가 빈약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게 중반부터 제대로 이유가 잡히기때문에 그전까지는 뭔가 좀 동기부여가 모호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러건 저러건 5명 모두 성도 펜타그리아가 목적이라 마침 가는 방향이 같아서(?) 동행하는 느낌이라.

그나마 구면이라면 롱파와 레오정도?

롱파의 전여친이자 레오의 동생, 얀데레 마우리

어쨋건 스토리가 흐르면서 유대가 굳건해진다는 전개이기때문에 중반부턴 초반의 모호한 인간관계 느낌을 받기 어렵다.

이런걸 어느정도 생각을한건지 동료들도 하나같이 특이한 캐릭터들뿐인데

성직자인데 노름꾼인 롱파, 무희지만 격투가로 클래스 체인지하는 진, 수전노 마법길드당주 레미나, 정의의 백기사(...) 레오... 따지고보면 진짜 별난 캐릭터들밖에 없다.

이유가 있지만 레미나의 돈에 대한 집착은 광기수준

각 동료캐릭터들과 적에 해당하는 4영웅이 모두 연관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라이너스와 보건의 경우 너무 쉽게 용서를 해줘버려서 좀 황당했다.

보건이야 네오 베인을 통한 트롤짓을 단기간했답쳐도 라이너스의 경우는 다수의 인생을 망가트렸는데도 아무일없다는듯 하하호호하는거보고 뭔가 싶었다.

 

루시아에 대해서도 좀 특이했던게 게임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루시아를 유저가 직접 조작할 수 없다.

알테나와 조퍼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는게 없는 초반 루시아

그리고 루시아는 초반에는 전투때 방어 혹은 도망가서 전투에서 이탈해버리기 바쁜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가치관이 '인간에 가깝게' 변한다.

덕분에 전투때 동료를 회복시켜준다던지, 버프를 걸어준다던지, 공격을 적극적으로 해준다던지 하는 식으로 루시아에 대한 스토리와 시스템을 잘 녹여냈다.

결과적으로 게임 후반부에 일어나는 사건조차 루시아의 바뀌어버린 '가치관'때문에 일어나는 일로 직결되기도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명'에 대한 망설임이 점점 커지는 루시아

 

1편의 알테나는 '여신'이라는 정체성이 존재한 반면, 2편의 루시아는 신인지 뭔지 끝까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안해주는데 아무래도 알테나와 동등한 무언가라고 봐야하지않을까싶다.

알테나가 쑥대밭이 된 푸른 별을 뒤로 살아남은 인간을 데리고 루나로 떠났다면 루시아는 푸른 별에 남아 재생을 기다리는 역할을 맡았으니.

머리가 얼얼해지는 푸른 별 재생의 계획

 

번역도 1편처럼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편인데 몇가지 아쉬운건 1편에서 '마법력'으로 통일했던 명사가 2편에선 '마법의 힘', '마법력' 이거 두개를 왔다갔다한거랑 1편에선 등장적들 중 '시로'와 '치로'가 2편에선 '하양이'와 '치로'로 번역된 정도?

왜 치로는 그대로인가.

 

중간중간 삽입 애니메이션도 제작사가 바뀌었는데 1편은 가이낙스였으나 단가문제인지 2편은 곤조였다.

1편은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반면 2편은 나름 움직이는 씬도 많고 길이가 긴게 몇가지 있는편이라 1편보단 덜 심심하다.  대신 이목구비 작붕이 좀 잦은편.

 

엔딩 후 컨텐츠

엔딩 후 추가 엔딩을 보기위해 더 진행해야하는 점은 나름 참신했다.

동료 캐릭터들이 다시 동료로 합류하기 전 그동안 다들 뭐하고 지냈는가 보는것도 가능했고.

 

1편에선 '절대자에 의한 통치가 인간에겐 필요한가?'가 주제였다면

2편에선 '인간은 힘이 있는가? 그건 믿을만 한가?'라는 주제의식이라 어찌보면 고전게임 특유의 클리셰인 뻔한 인간찬가로 끝이나는 게임이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이런 스토리를 보자니 흥미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