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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감상문

 

업적 3개는 포기

 

※ 일부 진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해초, 별생각없이 할로우 나이트(이하 할나)를 했는데 게임 시작부터 만신전까지 몽땅 캡사이신맛만 줄창 나는 통각뿐인 게임이었다.

더럽게 어렵기만 하다보니 그닥 좋은 기억은 없었지만 스토리가 궁금해서 할나 감상문때 안할꺼라고 적어놓은거와는 반대로 실크송 발매직후 바로 하게 되었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어쨋건 결과적으론 전작과 똑같이 어렵긴한데 실크송은 전작이었던 할나보다 훨씬 할만한 게임이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도 기사에서 호넷으로 바뀌면서 조작체계도 변화가 생겼다보니 이러건 저러건 전작보다 게임이 스피디해졌다.

 

 

- 저주받은 왕국 팔룸의 이야기

엮기로 시작하는 팔룸여행

전작은 전염병이 퍼져 개판이 되어버린 신성왕국이 무대였는데 큰 사건이 해결되어서 그런지 실크송은 무대가 완전 바뀌었다.

본작은 실크의 힘으로 개판이 되어버린 저주받은 왕국 팔룸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런저런 이유로 호넷은 팔룸으로 끌려오게 되고 자신을 이곳으로 끌고오게 한 존재를 만나기위해 팔룸의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팀 체리가 실크송을 할나의 DLC에서 완전 신작으로 중간에 개발 방향을 변경해버려서 실크송은 개발에 7년이 걸린만큼 컨텐츠들이 치사량수준으로 빵빵한데 이번작은 전작마냥 투기장이니 만신전이니 이런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마무시한 플레이타임을 자랑한다.

필드 전체가 플렛포머 구성인 페이 산지

탐색 범위는 말도안되게 넓은 와중에 온갖 장소들은 플렛포머 구성으로 떡칠이 되어있고 유저들의 통수를 후려치는 구성이 전작에 비해 더욱 빈번해지고 강화되었다.

아주 악의에 가득찬 구성인데 기사에 비해 호넷의 경우 도구의 사용, 필드 중 달리기 등이 가능해서 전작을 해봤던 유저들이라면 오히려 전투관련으론 훨씬 할만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전작을 해본 유저들은 호넷의 성격을 알고있다

게다가 기사와 달리 호넷은 자기주관이 뚜렷하며 말을 할 수 있는 캐릭터라 전작처럼 듣기만하고 유추해야하는 기사와 달리 직접적으로 시원시원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스토리도 알기쉬워서 좋았다.

그래도 여전히 몇몇 설정은 애매모호하지만 이러건 저러건 할나때보다 훨씬 스토리 알아먹기가 쉬웠다.

 

 

- 조작체계의 변화

당연히 신작이니만큼 위에도 언급했지만 조작이 변경되었다.

전작과 크게 차이는 나지 않으면서도 어쨋건 대대적인 변화라는, 적어놓고보니 모순적인 느낌의 구성인데 개인적으론 호감인 부분이 많았다.

크게 생각나는것 위주로만 작성한다.

 

= 달리기

이번작은 무려 필드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다.

전작의 경우 기사는 수정심장으로 충전 후 일직선으로만 빠르게 이동가능했지만 호넷은 달리는게 가능해서 필드를 매우 쾌적하게 탐색할 수 있다.

지옥의 6바퀴 경주

... 반대로 생각하면 해당 능력이 생겨서 달리기와 관련된 플렛포머 구성이 생겨나기도 했고.

어쨋건 개인적으론 할나를 할때 기사가 거의 걸어다니다보니 너무 답답했는데 이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더라.

필드 뛰어다니는것만으로도 재미있었던거같다.

 

= 도구(빨간색)

사용 횟수가 정해진 도구를 사용 할 수 있다. 재충전은 의자에 앉아서 껍질 조각을 소모해야한다.

이쪽은 실크기술 마냥 실크를 소모하지 않고 도구 주머니 강화상태에 따라 정해진 횟수만큼 난사가 가능하다.

도구를 얼만큼 잘쓰냐에 따라 초반 게임 난이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투척부터 자기강화까지 도구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초반부터 후반까지 날아다니는 잡졸들이 유저들 속을 뒤집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평타공격 맞추기가 어렵다면 도구라도 사용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개인적으론 필드 탐색때는 침 파편과 톱니 파리를, 보스전에선 부싯석판만 줄창 사용해서 딜로 찍어 누르고 다녔다.

외에 패시브 능력에 해당하는 노랑색, 파랑색 도구도 장비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 도구라는 어떤 문장을 장비했느냐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의 갯수가 정해진다.

 

= 문장과 하단공격

게임 끝날때까지 애용한 방랑자

전작에선 게임 시작부터 끝날때가지 같은 모션으로 대못만 휘두르던 기사와 달리 실크송은 팔룸 곳곳에 방직자들의 기억을 엮어 호넷의 전투 스타일을 바꾸는게 가능하다. 그 장비가 바로 문장인데 종류는 총 7가지다.

어떤 문장을 장비했느냐에 따라 공격모션, 리치거리, 차지어택, 대쉬어택, 하단공격 모션이 전부 다 달라진다.

게다가 각 문장마다 장비가능한 빨강색, 노랑색, 파랑색 도구의 갯수가 전부 천차만별이라 자신에게 맞는 공격 스타일과 원하는 도구를 몇가지 장비가 가능한가 사실상 전부 교집합에 들기가 어렵다. 결국은 적응의 문제.

이러건 저러건 우선순위는 공격에 해당하는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론 게임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방랑자 위주로만 사용을 했다. 일부 공격 리치가 긴걸 요구하는 보스전에선 사냥꾼이나 종종 꺼내서 사용했고.

문장에 따라 모션이 다르다보니 각 문장별로 적응이 필요한데 기본적으로 호넷은 하단공격 대부분이 대각선으로 찌르며 내려가는 모션이다.

전작에서 보스로 나오던 호넷의 모션을 반영한거라지만 이게 이 게임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게임 시작부터 하단공격만으로 튕기며 이동을 해야하는 플렛포머 구간들이 판을 치다보니 강제로 익숙해지는걸 요구하는 구조다.

하단공격만 써야하는 보스전도 있다

결국 게임 끝날때까지 대각선 하단공격은 필자가 제대로 적응 못했다. 그래서 방랑자만 줄창 썼지.

각 문장별로 이점이 있으면 하자도 하나씩은 무조건 가지고있어서 전작을 해본 유저들이 무난하게 사용하기에는 사신과 방랑자 정도였던거같다.

문장 시스템덕분에 전투에 관해선 유저의 선택이 넓어져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플레이도 가능하고 해서 이런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게임성이 다양해지기도 했고.

다음작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채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가난?한 호넷

팔룸에서 화폐로 사용되는게 묵주(염주)인데 전작의 신성둥지의 화폐인 지오는 모든 적들이 떨궜던 반면, 묵주는 순례자 계열의 적들만 떨군다.

떨구는 적들도 한정적인 와중에 중반까지는 상점에서 뭔가를 구입하려면 정말 많은 량의 묵주를 요구하다보니 호넷의 주머니는 항상 비어있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양심 어디갔냐

특히 초반에 머나먼 들판에 있는 순례자의 휴식처에서 의자에 앉기위해 입장할때마다 30묵주를 내놓으라고하며(문을 열어놓는게 가능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면 알거지가 된다),

양심 어디갔냐 (2)

성채 입장시 온갖곳들에서 묵주를 내놓으라고한다.

외에 각 마을에서도 재건을 위해 묵주를 내놓으라고하고 어쨋건 이래도 묵주 저래도 묵주 온갖 곳들이 묵주를 요구한다.

전작처럼 죽었을 경우 본인의 시체(?)를 찾아야 묵주를 다시 회수할 수 있는데 그나마 죽었을때 묵주 전부 날려먹는 일을 방지하기위해 상점에서 묵주를 묶을 수 있다. 묶으놓은 묵주는 사망시 잃어버리지 않는다.

대신 묶을때마다 수수료로 20묵주를 가져가다보니 초반에는 손해가 막심하다.

성채에서 노래부르는 자들까지 진입하게되면 여기 왼쪽에 대형 적들이 줄줄 장소가 있는데 의자에 앉고 이놈들 쓸면서 지다나디나보면 묵주 노가다가 쉬워지기때문에 그제서야 숨통이 트인다.

게임을 좀 더 진행하면 택배 소원이 활성화되는데 그때부터는 아예 쌓이는 수준이 되

어디 상점 컴플리트 했다 싶으면 또다른 상점이 등장

이런류의 게임이 그렇듯 상점에서 살꺼 다사면 그 후부턴 어쨋건 묵주가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 그 뒤부턴 묵주를 잃건 말건 관심 밖의 영역이 되어버린다.

빨간색 도구 중 묵주대포라는게 있는데 이걸로 묵주를 충전해서 마구 쏴버리는게 가능하지만 한발한발 위력이 약하다보니 돈낭비를 해도 재미를 못보는 구조다.

여튼 게임 하는 내도록 후반까지 계속 화폐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줄창들것이다.

 

 

- 호불호의 요소

 

= 미니게임

이제는 인게임 내의 미니게임이라하면 불호의 요소가 되어버린듯한 느낌이 강해졌는데 실크송도 예외는 없었다.

실크송에선 가짓수는 많지않지만 몇가지가 추가되었는데 대부분 3장에서 놀기 가능한 벼룩 극단관련된것들 위주다.

양심 어디갔냐 (3)

여러가지중에 아마 다들 벼룩 저글링을 제일 헬이라고 생각할턴데 더럽게 어려웠다.

한번 클리어한다? 그럼 이런저런 이유로 기록이 갱신되고 그걸 또 넘어야한다. 파판7리버스와 거의 판박이인 구성이다.

보상에는 눈돌아가는 호넷

그전에는 2장까지 골수에서 다트 던지기가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걸 모르고 3장까지 진행했을경우 해당장소에 입장시 특정횟수 이상 맞춰서 상품으로 받는 도구주머니를 그냥 획득가능하다.

 

= 의자와 보스룸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인데 실크송은 의자와 보스룸의 거리가 대부분 멀다.

매우 많이 왕복했던 풍화의 계단

죽었을 경우 마지막 의자에서부터 보스룸까지 열심히 다시 걸어가야하는데 이게 단순히 먼게 아니라 가는길에 패턴이 더러운 졸개들이 잔뜩 배치가 되어있고 플렛포머구간까지 섞여있는 경우도 종종있다.

아주 대놓고 멕이는 구성인데 죽고 뛰어가고를 반복하다보니 나름 최적화(?)가 되어서 별 생각없이 지나가게 되더라.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

지옥을 경험시켜주는 담즙의 늪

의자 관련해서 한가지 좀 어이없는게, 일부 의자는 사기까지 치는 연출을 보여줘서(담즙의 늪이라던가 담즙의 늪이라던가) 팀 체리는 도대체 이런 통수 때리는 구성을 잔뜩 만들면서 뭔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개발진들은 사람이 아닌게 아닐까.

그리고 해당 항목과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이런 통수때리는 구성이 잡졸들의 웨이브 방에서도 줄창 이어지는데 웨이브가 끝나면 호넷의 체력은 너덜너덜한데 마지막에 보스가 등장한다던가 하는것도 꽤 빈번하다.

 

= 허약?한 호넷

필드 초반부터 피격시 가면이 2칸 소비되는 적들이 정말정말 매우 많다. 게임 끝날때까지 많다.

대신 집중을 사용하여 1칸씩 가면을 회복하던 기사와 달리 호넷은 엮기 한번으로 단번에 가면을 3칸 회복시킨다. 게다가 호넷은 기본적으로 공중에서도 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에 파란색 도구 중 주사기 끈을 달아놓으면 엮기 속도도 매우 빠르기때문에 일부러 피격시 가면이 2칸 소비되는 적들을 잔뜩 배치해 놓은 듯 하다. 

오히려 회복은 전작에 비해 편해져서 그닥 디메리트라고 느끼기는 어려웠던거같다.

획득방법이 기가 찬 마녀 문장

통상적으론 그렇지만 마녀같은 문장을 사용하면 회복의 행위가 헬이 된다.

그리고 호넷이 물렁한거랑은 별개로 보스전들이 전작대비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내려간듯 하다.

이번작은 플렛포머떡칠인 필드에 더러운 잡졸들과 멀디 먼 의자와 보스룸의 설계때문인건지 뭔지 이쪽으로 난이도 액기스를 부어버리고 보스전은 몇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난이도는 내려간 느낌이다.

딜타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보스전이 유독 많았던거와 도구도 펑펑 사용할 수 있는걸 생각하면 전작보다는 쉬운편인거같다.

어려웠다

전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보스전들이 빠듯했다.

 

 

소원 게시판 = 퀘스트 보드

외에 퀘스트 같은걸로 소원이란것도 생기고 이런저런 자잘한 요소들이 추가되었지만 크게 기억나는거 위주로 적을만 한건 이정도?

호넷이 자기 의사가 뚜렷한 캐릭터다보니 도감같은걸 보면 복실복실한 무언가를 매우 좋아한다던지,

책임감이 하늘을 뚫을 수준으로 높다던지,

통상적으로 예의바르게 행동하지만 맘에 안드는 놈들에겐 따귀를 후려갈기는 등 얄짤없다던지,

등등 전작에선 기사에게 츤츤거리기만 하던 호넷의 여러 일면을 게임 내도록 볼 수 있다.

게다가 전작에서 꿈꾸는 자들 중 거미에 해당하는 헤라와 관련된 떡밥을 상당수 회수하는지라 전작 내용을 제대로 알고있다면 스토리 자체도 꽤 흥미로운 편이기도하다. 위키같은거 찾아보는거 아닌 이상은 바로 떠올리기 어렵겠지만.

아직 실크송은 만신전같은게 업데이트 되지 않아서 그런건지(실제로 할건지 조차 모르겠다만) 게임이 적당히 매콤하게 재미있다는게 끝인상이다.

전작의 업적도 쓴맛나는것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이번작은 5시간내로 클리어, 30시간내로 100%, 감연된 체로 엔딩보기 이거 3개가 수문장인듯하다.

필자의 영역은 아니라서 일단 여기까지만 할까싶다.

이미 충분히 70시간 넘게 가지고 놀았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인데 순수 탐색만으로도 이런 압도적인 플레이타임을 자랑하는 게임은 정말 몇안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었어.

증표는 완료도에 영향이 없다

 

 

한가지 우려스러운건 할로우나이트 이후 실크송 나오는데 7년이 걸린지라 다음 작품은 또 몇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애초에 이런 규모의 게임이 나올 수 있는것도 인디게임이라서 가능한거겠지.

그렇게 따지면 블러드스테인드도 후속작 나오는데 7년이 걸리고 메트로이드 드레드도 19년 걸린거 생각하면...

...이 장르는 다 이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