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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감상문

튜닉(Tunic) 감상문

26시간동안 헤매던 게임

 

※ 일부 진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게임은... 도대체 뭐라고 간단요약해야할질 모르겠다.

드퀘1 끝내고 게임 불감증이 와서 이것저것 건드려봐도 손에 잡히질 않아 psn스토어에 보이길래 호기심에 구입을 했는데 상상이상의 몰입력으로 게임을 시작했으나 끝에가니 구성이 뭐 이런게 다 있나 싶은 충격과 공포스러운 게임이었다.

귀여운 퍼리게임인줄 알았더니 게임 알맹이는 고전 젤다시리즈스러운 구성에 전투는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선딜모션과 겁나게 짧은 리치거리로 인해 난이도가 더럽게 높으며 후반부에 치사량 수준으로 즐비된 퍼즐은 완전 뇌절의 뇌절덩어리였다.

첫인상과 끝인상이 완전 다른 게임이야 많다지만 이 게임은 구성적으로 첫인상과 끝인상이 완전 다른 게임이었다.

 

 

- 설명서에 '다' 있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해는 되는 상황

진짜 '설명서에 다 있어요.'

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문장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이름모를 여우를 유저가 조작을 하게 되는데 이 게임은 한글판인대도 불구하고 한글 구경이 매우어렵다.

애초에 인게임내에 언어들이 외계어라 일부 단어만 해당국가언어로 노출시킴으로써 이해를 유도한다.

직전에 플레이한 찬트 오브 세나르가 생각나는 구성인데 생각해보니 그 게임은 모든게 외계어 범벅이었기때문에 그나마 나은거같다만 아무튼 이 게임도 퍼즐겜 특유의 관찰력과 눈치를 요구한다.

그리고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가 '설명서'인데 게임을 진행하면 설명서의 각 페이지들의 낯장을 모으게된다.

 

게임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훑어 볼 설명서

애초에 설명서도 제대로 글짜 표기는 되어있지않고 외계어 범벅에 일부만 읽을 수 있다.

어지간하면 이미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단어가 노출되어있기에 대충 이해는 갈 수 있게끔 구성을 해놨다.

게임 목적도 유저가 뭘 해야할지 모를때 이 설명서에 적힌것만이라도 따라가면 어느정도 진행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대신 페이지 획득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획득하게되면 페이지가 좀 많이 뒤죽박죽이다만 당장 필요한 팁같은걸 설명해주기때문에 페이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소제목처럼 설명서를 획득한 시점에서 지금 뭘 해야하는지 설명서가 '전부' 설명을 해준다.

조작이라던가 팁같은걸 설명서로 얼추 알려주는건 좋은데 문제는 반전을 포함한 게임 스토리에 관한것도 설명서에 박아넣은 구성이라 중반쯤 이런저런 설정들이 밝혀지면서 설명서가 완성되는걸 보고있으면 여러가지 의미로 충격적인 구성이다.

90년대쯤까지만해도 패키지게임 구입을 하게되면 이런 설명서들이 하나씩 끼여있었고 해당 설명서에 설치방법부터 캐릭터 설정같은 것 까지 넣어주는 회사들이 종종 있었는데 제작사가 그런걸 체험한 세대라 그런가 이런 요소를 끼워넣은듯하다.

그리고 자체 미니맵같은건 지원해주지않고 해당 지역을 그려놓은 설명서를 얻었다면 그 지역 설명서에서 유저 위치가 확인가능하다. 매번 장소 바뀔때마다 설명서 뒤적뒤적거리게 되는걸 디지털로 표현한 셈이다. 이건 이거대로 귀찮았다...

참고로 저 설명서만 대충 오십페이지가 넘어간다.

2020년대에 1990년대에서 볼법한 실체있는 물건을 디지털로 때려박아넣은건 좀 많이 신선했다.

 

 

- 매운맛의 전투

적들은 멀리까지 쫓아오기때문에 도망가도 의미가 없다

이 게임은 놀랍게도 유저의 공격방법이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질 않는다. 기본 3타가 끝이다.

그렇다고 게임 진행을 하면 특정 아이템이나 장비빨로 모션이 빨라진다거나 모아서 때리기가 가능하다거나 그 흔하디 흔한 기능 조차도 없다.

게다가 유저의 공격리치거리가 매우 짧다.

공격모션도 빠릇빠릇하지않기때문에 기본기인 3타 때리는걸 다 구겨넣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유저의 좁아터진 공격범위가 제대로 다 박히려면 록온을 하고 때려야하는데 다대일일 경우 이 록온시스템이 역으로 약점으로 작용하는 일도 잦은 편이라 전투하다가 돌아버릴 일이 많았다.

치고 빠지는걸 잘해야한다만 말이 쉽지 두대 때리고 회피로 빠지는것도 일단 공격모션이 끝나야 가능해서 바로 빠지기도 힘든 편이다.

양심 가출한 3열쇠 보스들

거기에 피격시 피통도 자비없이 까이기때문에 체감난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개구리영역에서 로프역할을 하는 구슬을 획득하게되면 잡졸은 한놈씩 잡아당겨서 안전하게 처리가 가능해지는데 그전까진 고통의 연속이다.

게다가 마력을 소비하기때문에 횟수에 제한이 있는편이기도하고 결과적으론 어떡게든 몸으로 때우면서 플레이해야한다.

대신 이런 사악한 난이도를 염두한건지 필드 곳곳에 숏컷을 뚫는 곳들이 정말 많은편이라 지름길들이 매우 많이 즐비되어있다. 전부 기억못할 수준으로.

문제는 그 숏컷 뚫기전까지 유저가 살아서 해당장소까지 도착을 해야한다는 것이지.

이게임은 액션도 액션인데 퍼즐도 어마무시한지라 업적에 영향없으니 퍼즐이나 길찾기에 집중하고프면 무적모드를 켜고 진행해도 상관없다.

 

 

- 처음부터 개방되어있는 시스템, 놓치면 평생모를 시스템

스텟상승도 재료만 있다면 애초에 처음부터 가능하지만

아이러니한게 이 게임은 처음부터 어지간한 기능들이 전부 개방되어있다.

하지만 유저는 그 기능의 사용법을 모른다.

그래서 노멀한 플레이방식대로라면 이 초장부터 개방된 시스템들을 사용할 줄 모르는게 정상이다.

그럼 이걸 언제 알게되느냐?

해당 부분에 언급된 '설명서'를 획득하면 그제서야 알게 된다.

워프기능, 탐색주문, 특정문 여는 방법 등등 별의 별 내용들이 설명서에 다 들어가있다. 당연히 직접적인 설명은 없고 눈치를 어느정도 채야 보이는 구성이다.

이게 처음부터 개방되어있는걸 알 수 있는 이유는 새게임 시작시 시작부터 별별 커맨드 다 입력해서 온갖 아이템들고 진행이 가능하기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다싶이 '설명서에 다 적혀있어요.'라는게 이 게임 아이덴티티인데 역설적이게도 이 설명서를 놓쳐버릴 경우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영영 모르기때문에 일단은 설명서 획득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엔딩 분기와 연관있기도 하고.

 

 

- 뇌절의 뇌절인 보물상자와 퍼즐

저걸 어떡게 먹으란 것인가

이 게임은 보물상자가 정말정말 매우매우 많다.

그런데 이게 그냥 보이는것 외에도 안보이는 사각지대에 위치한 상자들이 정말 많다.

게임 시점은 고정인데 그나마 변화가 가능하다면 록온버튼을 누를경우 Z축으로 살짝 올라가게되는 시점변경이 전부다. 

종종 록온 시점을 이용해 숨겨진 길같은게 보이긴하는데 그 외에는 일단 수상하다 싶은 곳은 전부 들어가보고 봐야한다. 상자가 있거나 지름길이거나 둘 중 하나다.

사각지대의 경우는 필드 탐색하다 딱봐도 수상하게 생겼다. 필드 구조물에 유저가 가려지는 상황이라면 일단 무조건 캐릭터 밀어넣고 보는것이다.

어떡게 가란것이야

혹은 지도내에서 점선 등으로 친절하게 가르켜줄때도 있는데 정작 길이 없어서 도대체? 어떡게?? 가라는 것??? 이란 의문 투성의 힌트들이 많다. 일단 할 수 있는건 다 해보자. 아이템이라도 써보자. 벽이라도 부서질지 누가 알겠는가.

기본 상자들이야 여기저기 구석구석 꼼꼼하게 다니면 어지간하면 찾을껀 다 찾을것이다.

...애초에 평범한 상자는 본인이 몇개 놓쳤는지 확인조차 불가능이라 어떻든 상관없나 싶기도하다만 문제는 후반부에 몰려있는 요정찾기와 보물찾기다.

이 게임은 엔딩이 두개인데 둘 중 하나의 경우는 수집율 100%를 요구한다.

이 수집율 100%의 과정에서 (요정의)영혼해방 20회를 해야하며 보물 12개를 모아야한다.

모두 필드에 떡하니 있지않고 특정 퍼즐을 풀어야한다. 요정 관련 퍼즐의 풀이방법은 설명서에 적혀있기때문에 자세히 작성은 못하겠다만 직접적인 힌트가 일체 존재하지않는다.

요정 퍼즐은 할만하다

최소한 요정찾기의 경우는 탐색의 주문이란걸 알게되면 요정들을 다 찾을때까지 대략 어느장소에 요정보물상자가 존재하니 거기서 어느 퍼즐을 풀어야한다는걸 알게되는 구성이다.

이 게임의 설명서를 볼 눈치라면 요정찾기의 경우는 어지간하면 퍼즐을 어떡게 풀어야할지 해당 장소에 가게되면 감이 올턴데(유형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보물 12개의 경우 상당수가 진짜 난해 그 자체다.

위치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건 진짜 공략 찾은 사람이 신기할 수준이다

대부분 인디게임들의 퍼즐 특징이 완급조절을 못하기때문에 인디게임이라 불리는것이지만 튜닉의 경우는 필자의 손가락에 꼽을 수준으로 난해함 덩어리였다.

직접 풀이는 절반밖에 못해서 결국 보물12개요소는 공략을 찾아봤는데 아마 평생 모를 퍼즐 풀이법이 한 3개는 있었다.

지금도 이해안간다...

???

그리고 설명서 곳곳에 낙서들도 종종 섞여있긴한데 문제는 이 보물 12개는 이 설명서내에서 낙서에 의거한 힌트들이 꽤 있는 편이다.

아니 애초에 설명서 여기저기 점이나 선 찍어놓은걸 알아서 유추해서 도입해보라는게 말이 되냐.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요소들이 많았다.

게다가 정작 퍼즐풀이의 커맨드를 알아도 이걸 알려주지않는 제한시간내로 입력해야하기때문에 결국 커맨드를 어딘가 유저가 작성을 해놓고 그거 따라서 일정시간내로 입력을 해야 풀이가 되는 방식이라 이런 구조 조차 모른다면 답을 알아도 못푸는 경우가 생긴다.

 

체험하기론 억울하지만 아무튼 '설명서에 다 있어요.'라는 문구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통용이 되는 괴랄한 게임이다.

그리고 인게임내의 외계어도 게임 구석구석 진행하다보면 후반부쯤에서 읽는 방법비스무리한걸 알려주는데 봐도 모르겠다.

아 몰라요 ㅡㅡ 어려워

제미나이나 지피티한테 물어보는게 빠를거같다.

 

 

고전 젤다식 구성과 하드한 게임성의 첫인상으로 시작을 했지만 끝은 난해한 퍼즐러시로 이게 도대체?? 무엇??? 어쩌라는???? 이라는 인상만 남게된 처음과 끝이 정말 다른 게임이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색적인 체험이긴했다.

게임불감증때문에 시작한 게임이라 솔직히 퍼즐러시 전까지는 게임에 빠져서 플레이하다가 보물12개부터는 풀이방식이 황당해서 다시 게임불감증 비슷한 현타가 좀 쎄게와버리고 그만둘까 생각이 엄청 왔지만 어거지로 클리어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사기 무기'와 '귀여워서 못 부수겠어' 업적 두개 때문에 2회차까지 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차피 인계 2회차를 하건 새게임 2회차를 하건 설명서 상당내용은 유저가 알고있는 상태라 진행이 빠를 수 밖에 없다.

근데 애초에 이거 안부수면 1회차때 돈 부족할텐데

모형 저금통의 경우 적청녹 열쇠 3개 얻기전까지 9개 모을 수 있고 적청녹 열쇠 3개로 개방후에는 2개 더 획득이 가능하다.

 

엔딩 두개중 수집율과 상관없는 엔딩만 보고 끝냈다면 '아 정말 재미있었다' 라고 했을거같은데 이럴 경우 찝찝하게 끝나는거 때문에 잠 못잘꺼같다.

결국 두번째 엔딩을 위해 수집율 100%가 요구되는 과정에서 퍼즐이 강제되는것, 그리고 그 퍼즐난이도 대부분이 어처구니가 없는것때문에 이 재미있다는 기억도 어느정도 휘발이 되어버려서 아 역시 인디게임은 인디게임이구나 라는 인상만 남은 게임이었다.

 

아트는 마음에 들었다.